[대선 3인 전쟁 시작] 대선후보 3인의 ‘시대정신’ 비교해보니…
입력 2012-09-20 21:48
인물은 시대가 만든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 민심 속에 도도하게 흐르는 시대정신을 포착하고 자신이 그에 맞는 인물임을 보여줘야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수 있다. 2012년 대선을 석 달 앞둔 20일 나름의 시대정신을 제시한 후보들은 국민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한목소리로 “복지”=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이념과 계층, 지역과 세대,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모두가 함께 가는 국민 대통합”을 시대정신으로 꼽았다. 또 “100% 대한민국을 이루기 위해서는 양극화 해소가 전제돼야 한다”며 경제민주화, 복지, 일자리를 핵심 요소로 지목했다. 경제민주화는 그의 1순위 공약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국정철학으로 ‘공평’과 ‘정의’를 국정운영의 원칙으로 강조했다. 그는 경선 기간 내내 “일자리 중심의 성장과 강한 복지국가 건설을 함께 이뤄야 한다”며 ‘사회·경제적 민주주의 건설’을 포부로 밝혔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시대정신은 ‘정의, 복지, 평화’다. 안 후보는 한국 사회의 과제로 ‘정의롭고 공정한 복지국가 실현’을 제시하면서 “제한된 자원으로 이런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를 달성하려면 국민의 동의와 합의가 필요하다. 화합과 소통의 리더십을 통해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복지사회의 필요충분조건으로 남북 간 평화체제 구축을 꼽았다.
역대 대선마다 시대정신에 부합한 후보가 승리했다. 1992년 대선에선 김영삼 후보가 ‘군사정권의 종식’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부응했고, 5년 뒤에는 외환위기에 지친 국민들이 ‘정권교체’를 갈망하며 김대중 후보를 선택했다. 2002년 ‘사람 사는 세상’이란 슬로건을 내건 노무현 후보는 ‘권위주의 종언’과 ‘정치 개혁’이라는 국민적 열망 속에 당선됐다. 지난 대선에서는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이명박 후보가 ‘경제 대통령’을 갈망하던 민심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출사표 키워드=박 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부패척결과 정치개혁 구상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저와 제 주변부터 더욱 엄격하게 다스리겠다”며 당내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설치 및 특별감찰관제 도입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국민 행복과 통합’을 강조하며 대선 공약 청사진을 마련할 국민행복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선출된 직후 “일자리 혁명, 복지국가, 경제민주화, 새로운 정치, 평화와 공존 등 다섯 개의 ‘문’을 넘겠다”고 했다.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일자리위원회’와 ‘청년일자리특별위원회’를 두겠다고 공약했고, 책임총리제를 통해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겠다고 밝혔다. 또 “임기 첫해에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출마 회견에서 “낡은 물줄기를 새로운 미래를 향해 바꾸자”며 ‘변화’ ‘미래’ ‘희망’ ‘통합’을 수차례 강조했다. “정당정치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강력하게 정치개혁을 주장했고, 대통령에 당선되면 측근이나 계파가 아닌 전문가 활용 시스템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