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3인 전쟁 시작] 3인3색… 현충원 참배에 정치이념?
입력 2012-09-20 20:47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는 첫 대선 행보로 택한 국립서울현충원 방문에서 저마다의 색깔을 뚜렷하게 보여줬다. ‘현충원 참배’는 주요 공직에 도전하는 인사들이 제일 먼저 하는 정치 행위로, 역사 앞에 자신의 출발을 고하고 각오를 다진다는 의미가 있다.
이들은 참배 대상부터 분명한 차이를 드러냈다. 박 후보는 지난달 21일 국민대통합을 내걸고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반대 진영에 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그리고 당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반면 문 후보는 지난 17일 역대 대통령 묘역 중 김 전 대통령의 묘역만 찾으며 본인의 역사관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지 않은 것이 ‘편가르기’라는 비판에 그는 가해자 측의 과거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있으면 박 전 대통령 묘역도 찾겠다고 맞받았다. 그는 또 일반 사병들이 묻혀 있는 참전용사 묘역을 찾아 권위주의 타파에 앞장섰던 참여정부 출신 인사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안 후보는 20일 현충원 참배에서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적 틀을 넘어서는 통합 행보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김 전 대통령 묘역을 모두 찾았고 학도무명용사탑과 참전용사 묘역도 둘러봤다. 아울러 박태준 전 총리의 묘역에도 들렀다. 기업인 출신으로서 인연이 깊은 박 전 총리의 묘역을 찾은 것은 기존 정치권의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보다 자유로운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참배 스타일도 확실히 달랐다. 박 후보는 황우여 대표 등 소속 의원 70여명을 대동하고 참배했다. 문 후보는 야당 후보임에도 윤후덕 비서실장과 진선미 대변인만 대동했다. 안 후보는 캠프 핵심인사 7명과 같이 등장했다.
현충원 방명록에 적는 글귀는 첫 일성이자 향후 행보를 암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박 후보는 국민대통합 시대를 예고했고, 문 후보는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겠다고 적었다. 안 후보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적은 뒤 전직 대통령들의 묘역에서는 “역사에서 배우겠습니다”라고 썼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