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역사상 가장 깨끗한 선거로 축제의 장 만들자
입력 2012-09-20 18:46
희망과 용기주는 멋진 승부 기대한다
안철수 교수의 출마 선언으로 이번 대선은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3파전으로 펼쳐지고 있다. 야권의 후보단일화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일단 선거전 초반은 이들의 각축으로 판이 짜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국민의 공복을 자처하고 나선 유력 주자 세 사람이 역사에 기록될 정도의 깨끗한 선거전을 치르는 것이다.
지금 나라 안팎은 과거 어느 때보다 위기와 격동이 교차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이웃 일본은 독도 영유권 문제로 갈등의 정점에 올라섰고 중국과 일본도 영토 문제로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남부 유럽 국가들의 재정 불안은 가까스로 최악의 순간은 면했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처럼 불안하기 그지없다.
이런 가운데 사회 계층간 갈등과 양극화 현상은 치유는커녕 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며 힘없는 어린이와 부녀자는 무지막지한 폭력에 그대로 노출돼 불안에 떨고 있다. 노사간 대화는 단절된 채 비정규직 문제는 방치되고 있으며 중소기업과 서민들은 대기업의 자본과 횡포에 삶의 희망을 잃은 지 오래다. 남북관계 마저 얼어붙어 긴장은 날로 고조되고 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고 나가겠다고 선언한 이들 세 사람의 선거전은 흑색선전과 비방, 마타도어로 얼룩졌던 과거의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선거전은 결과 못지않게 과정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민주주의의 기본 아니겠는가. 선거전 자체가 국민들에게는 축제의 장이 돼 나라의 발전을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가 진지하게 논의되고 검토돼야 할 것이다.
흔히 정치는 사회적 갈등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종합예술에 비유된다. 바로 이 같은 갈등을 푸는 최초의 시발점이 페어플레이에 충실한 깨끗한 선거운동일 것이다. 마침 이번 18대 대선의 유력주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국민통합을 기치로 내세워 과거의 진흙탕 같은 선거전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다짐했다. 이 맹세가 그대로 실천돼 올해가 역사상 가장 공정하고 깨끗하게 치러진 선거의 해로 기억됐으면 한다.
돌이켜보면 역대 대선 때마다 각 후보 진영에서는 초반에 정책선거를 외치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근거 없는 인신공격에 초점을 맞춘 네거티브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우리는 북풍사건, 후보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 제기, BBK 사건 등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승리에 목을 맨 후보자들이 ‘이기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선거판을 반목과 질시의 아수라장으로 만든 것이다.
우리는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성공적으로 압축성장을 이룩한 민족이다. 불과 30여년 만에 서구를 따라잡은 저력을 갖고 있다. 이런 위대한 잠재능력을 갖고 있는 우리가 5년마다 돌아오는 대통령 선거하나 멋지게 치르지 못한대서야 어디 말이 되는가. 후보들이 앞장서 법을 지키고 국민들이 뒤에서 불법과 반칙을 감시해 이번 대선을 오랫동안 기억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