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벧세메스로 가는 암소처럼
입력 2012-09-20 18:36
사무엘상 6장 7∼16절
오늘 본문에 보면 옛날 이스라엘이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크게 패하여 하나님의 법궤를 빼앗겨 버렸습니다. 블레셋은 그 빼앗은 법궤를 자기들이 섬기는 우상인 다곤 신상 앞에 갖다 놓았습니다. 다음 날 거대한 다곤 신상이 법궤 앞에 엎어져서 목이 부러지고, 허리도 잘려지고, 팔다리도 부러져서 박살이 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법궤를 가져다 놓은 아스돗 마을에는 독한 종기가 퍼져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습니다. 아스돗 사람들은 두려워서 법궤를 가드라는 곳으로 옮겼습니다.
그러자 가드에서도 독한 종기가 퍼져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습니다. 그 다음에는 법궤를 에그론이라는 마을로 옮겼습니다. 거기에서도 무서운 독종의 재앙이 임하여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블레셋 사람들이 겁이 나서 아무도 법궤를 가져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블레셋 방백들은 모여서 의논하기를 ‘이런 무서운 재앙이 정말 이스라엘 백성들이 섬기는 하나님께서 내리신 재앙인지, 아니면 우연한 현상으로 생긴 것인지 실험을 해 보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갓 새끼를 뗀 젖 나는 암소 두 마리를 구해서 새 수레를 메우게 했습니다. 그 위에 하나님의 법궤를 싣고, 이스라엘 벧세메스라는 곳으로 가게 했습니다.
암소들이 벧세메스로 바로 가면, 그것은 정말 하나님이 내리신 재앙이라 여기고, 소들이 다른 곳으로 가면 그것은 우연히 일어난 일로 여기기로 결정 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갓 송아지를 낳은 암소는 새끼 송아지를 두고 길을 떠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더구나 그 길은 먼 길이었고, 험한 길이었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소들은 똑바로 길을 걸어서 이스라엘의 벧세메스에 도착하였습니다. 본문에 나오는 이 암소들을 통해 우리는 교회를 사랑하고 헌신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 수많은 소가 있지만 하나님의 법궤를 멘 소처럼 존귀한 소가 어디 있겠습니까? 이 세상에 수많은 수레가 있지만 하나님의 법궤를 실은 수레만큼 영광스러운 수레가 어디 있겠습니까? 이 세상에 많은 멍에가 있지만 하나님의 법궤를 맨 멍에처럼 영광스러운 멍에가 어디 있겠습니까. 마찬가지로 오늘 우리가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주님의 몸 된 교회의 짐을 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영광이요 축복인지 모릅니다. 암소들은 목적지인 벧세메스에 도착한 후에 자기 몸을 불태워서 하나님께 번제물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소들은 어리석고 미련해 보입니다. 그러나 본문은 우리에게 이 미련한 암소들로부터 우직한 충성을 배우라고 말씀합니다.
소는 변덕을 부릴 줄 모릅니다. 힘들게 밭을 갈고, 무거운 짐을 실어 나르고 온갖 궂은일을 다 하지만 얻어먹는 것은 기껏해야 볏짚이나 콩깍지 같은 것들뿐입니다. 그러나 소는 불평하거나 원망하는 법이 없습니다. 소는 철저하게 살아서도 주인을 위해 살고, 죽어서도 주인을 위해 죽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도 벧세메스로 가는 암소들처럼 우직하게 주님이 피로 값 주고 사신 이 교회를 사랑하고 섬기며 아름다운 새 성전에서 더욱 더 하나님의 귀한 도구로 쓰임 받으며 새 역사를 열어가는 교회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김동락 목사 (영주신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