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정준모 총회장 “2050 3R 운동 펼쳐 교회부흥 총력”
입력 2012-09-20 18:20
지난 17일 예장 합동 총회장에 취임한 정준모(57·대구 성명교회) 목사는 교단 내에서 목회현장 경험과 신학을 겸비한 목회자로 통한다. 대구교대와 총신대 신대원, 미국 리폼드신대원 등을 졸업하고 대신대 교수로도 강의하고 있는 정 목사는 제97회 총회 의장으로서 유아 세례와 바른성경 사용 등과 관련해 신학적 깊이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정 총회장은 20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교회협의회(WCC) 신학을 철저히 배격하고 개혁과 갱신, 부흥운동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한기총이 이단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 하며, 한국교회는 분파주의를 떠나 한기총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장 합동 교단의 목회자이자 신학자로서 WCC 신학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합니다. 구원의 길은 오직 그리스도밖에 없어요. WCC는 다원주의 색깔이 짙어요. 예장 통합만 하더라도 사회적 구원론을 너무 강조하다보니 보수적인 60세 이상 목회자들은 신학이 통하지만 그 아래 연령대의 목회자들과 만나면 평행선을 달리기 십상입니다. WCC 옹호 신학자 중 성경의 권위를 부인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는 무척 심각한 상황입니다.”
WCC 신학문제는 WCC총회를 준비하는 교단, 특히 예장 통합과 마찰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정 총회장은 “한국교회의 총체적 위기 극복을 위해 ‘2050 3R(2만 교회, 500만 성도, 개혁 갱신 부흥)’을 슬로건으로 삼아 개혁부흥운동, 기도성령운동, 회개성결운동, 전도복음운동, 차세대 교육운동 등을 펼치고 향후 5년간 총회 부흥발전을 위한 장기계획과 구체적 지침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교단 산하 각 기관의 인사 및 재정을 투명하게 처리하고 객관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 총회장이 97회 총회에서 감사부나 재판부 임원들로부터 서약을 받으면서까지 부탁했던 것이다.
“우리 교단의 가장 큰 문제는 재판부나 감사부, 정치부가 제대로 된 결정을 하는가, 하지 못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문제를 똑바로 해결하지 않고 속칭 ‘물타기’를 하는 게 혼란을 가져옵니다. 이처럼 중요 부서를 맡는 분들은 총회에서 다시 한 번 인격과 영성, 전문성을 검증하는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정 총회장은 한기총과의 관계는 이단 문제만 분명히 한다면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한국교회는 분파주의를 극복하고 한기총을 중심으로 하나가 돼야 한다”면서 “특히 한기총과 같은 연합기관은 이단 문제를 분명히 분별할 수 있어야 하며, 그렇지 못하다면 어떤 싸움에서도 명분을 잃고 지게 돼 있다”고 충고했다.
찬송가 문제와 관련해선 “교단의 명령에 불복종하는 인사들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재단법인 한국찬송가공회에 파송됐던 교단 인사들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새로운 찬송가 발간은 성도들의 재정부담과 손실을 막고 교단의 유익을 보호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총회 투명성 강화를 위해 상비부서를 강화하고 언론의 취재활동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총회장은 총회 기간 총대들의 의견을 중재하는 역할을 할 뿐, 평상시에는 상비부 중심으로 총회가 운영돼야 한다”면서 “언론의 건강한 감시기능이 활성화되도록 총회 회의와 회의록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회장은 노래주점 출입설과 총회장 내 가스총 소지 사건과 관련해선 “최근 불거진 문제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법에 따라 모든 게 밝혀질 것”이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대구=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