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 재미난 강아지 폭시, 꼬마 주인 찾아갈 수 있을까
입력 2012-09-20 18:26
노래하는 강아지 폭시/인그리·에드거 파린 돌레르/시공주니어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의 단편소설 ‘카슈탄카’가 어린이 그림책 ‘노래하는 강아지 폭시’로 재탄생했다. 저자인 인그리·에드거 파린 돌레르 부부는 어린이들이 길 잃은 강아지 이야기에 흥미를 느낄 것을 직감하고 원작에 유머를 더해 재구성했다.
그림책의 중심에는 강아지 ‘폭시’가 있다. 여우를 꼭 닮아 얻은 이름이다. 돌레르 부부는 식탐 많고 충성심 강한 강아지의 본성을 폭시만의 재미있는 캐릭터로 승화시켰다. 폭시는 여느 강아지가 그렇듯 늘 배가 고프다. 후각이 발달한 폭시는 길에서 만난 다른 강아지를 ‘구운 고기 냄새’로 기억하고, 처음 만난 아저씨에게서 본능적으로 ‘수프 냄새’를 맡아낸다.
폭시는 언제나 꼬마 주인의 놀림감이다. 어느 날 꼬마 주인을 따라 나갔던 폭시는 길을 잃는다. 배고픔과 슬픔을 견디며 낯선 집 문 앞에서 잠든 폭시. 우연히 한 아저씨가 폭시를 발견하고 가엾게 여겨 먹여주고 재워준다. 동물들에게 노래와 곡예를 가르쳐서 공연을 하던 이 아저씨는 폭시가 노래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폭시를 수탉과 고양이와 함께 무대에 올리기로 한다. 폭시는 낮에는 노래와 춤을 배우느라 바쁘고 행복하지만 밤이 되면 옛 주인 생각에 눈물짓는다. 폭시는 옛 꼬마 주인과 만날 수 있을까.
글과 그림을 맡은 저자 부부는 50여년 동안 미국 아동문학에 기여한 공로로 평단의 찬사를 받았고, 아동문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 후보에도 두 번이나 올랐다. 그림은 석판화로 작업한 것으로 폭시와 다른 동물들의 털표정 하나 하나가 생생하게 살아난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