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다시 하나님 곁으로 왔으면 좋겠어요” 첫 솔로 앨범 발표하는 가수 나얼

입력 2012-09-20 08:27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 가게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한 가수의 뮤직비디오가 상영됐다. ‘바람 불어와 내 마음 흔들면 지나간 세월에 두 눈을 감아본다…’. 영상 속 감미롭던 가수의 목소리는 노래가 클라이맥스로 치닫자 격정적으로 바뀌었다. 매끈하면서 날카로운 음색이었다.

뮤직비디오 상영 이후 청음회(聽音會)가 이어졌다. 가수가 준비한 신곡 두 곡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1960,70년대 미국 흑인 음악의 정취가 느껴지는 곡들이었다. 청음회가 끝나고 나서야 노래의 주인공인 가수가 카페에 마련된 무대 앞으로 걸어 나왔다. 청색 셔츠에 검은 바지, 운동화 차림…. 마이크를 잡은 이는 싱어송라이터 나얼(본명 유나얼·34)이었다.

그는 데뷔 13년 된 뮤지션이고 정상급 4인조 그룹 ‘브라운 아이드 소울(브아솔)’의 멤버다. 하지만 TV 활동이나 언론 인터뷰는 거의 안 하는 걸로 유명했다. 이런 그가 이날 취재진 앞에 선 이유는 20일 발매될 첫 솔로 음반 ‘프린서플 오브 마이 소울(Principle Of My Soul)’을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사람을 살리는 소리

나얼은 이번 음반을 통해 “사람을 살리는 소리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좀 영적인 내용인데…”라고 말한 뒤, 잠깐 뜸을 들이더니 설명을 이어갔다.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말씀이 있어야 산다고 하잖아요? 밥을 먹어야 사는 게 아니고 하나님 말씀도 먹어야(들어야) 살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음반 작업을 하면서 ‘사람들을 하나님 곁으로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번 음반을 만들면서) 저 스스로 많은 위로를 받기도 했고요.”

타이틀곡 ‘바람기억’을 포함해 총 11곡이 실린 음반엔 나얼의 신앙 고백을 담은 찬양곡을 비롯해 아프리카 케냐의 한 대학생 크리스천 밴드에 선물한 CCM 등이 담겨있다.

“요새는 음악이 잠깐 듣고 버리는 일회용이 돼버린 거 같아요. 오래오래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되려면 ‘따뜻한 소리’가 깔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요즘 음악 안 들어”

나얼은 디지털 기기 보다는 옛 가수들이 녹음할 때 쓰던 방식들을 이용했노라고 했다. 거칠지만 따뜻함이 깃든 옛 음악의 질감을 재현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두 방식의 차이를 ‘아이패드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종이에 그리는 것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저는 요즘 음악을 안 들어요. 2000년대 음악은 뭔가 변해버린 거 같거든요. 제가 나이가 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겠죠. 90년대까지의 음악은 일단 멜로디가 살아있었는데….”

그가 속한 ‘브아솔’은 2~3년 전만 해도 나얼의 ‘원맨팀’이었다. 그의 인지도나 인기가 다른 멤버들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나는 가수다’(MBC) ‘불후의 명곡’(KBS2) 등을 통해 유명해진 정엽(본명 안정엽·35), 성훈(32) 등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옛날엔 부담이 되게 컸죠. ‘브아솔’이 공연을 하면 제가 나올 때 관객 함성이 컸는데, 그게 정말 싫었어요. 그래서 요즘 저 아닌 다른 멤버들이 사랑 받는 걸 보면 되게 뿌듯해요.”

나얼은 TV 활동을 안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엔 “사람들 앞에 서는 걸 안 좋아한다. 그래서 공연을 하면 (관객들 앞에 서는 게) 참 힘들다”고 답했다. SBS 예능 프로그램인 ‘힐링캠프’ MC로 인기를 모으는, 그의 여자친구 배우 한혜진(31)에 대한 질문도 빠질 순 없었다. 나얼은 “잘 만나고 있다. (결혼 계획은) 정확하게 정해진 게 없다”며 웃음을 지었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