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기업 계열사들 5년 동안 가락시장 법인 운영 4600억 챙겨

입력 2012-09-19 22:17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이 지난 5년간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도매시장법인을 운영해 총 4600억원이 넘는 이익을 올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시의회 남재경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법인 현황을 조사한 결과 6개 도매시장 법인 중 개인들이 출자해 만든 법인 1개와 농협을 제외한 나머지 4개 법인의 대주주가 농수산물의 생산 및 유통과는 무관한 대기업 계열사로 드러났다고 19일 밝혔다. 이들 법인은 2008년부터 지난 6월까지 독점적 거래구조를 통해 약 4628억6600만원의 위탁수수료를 거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락동 도매시장 법인들의 연간 거래규모는 총 3조원을 넘나든다. 이 중 4개 법인의 거래규모는 2조3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도매시장 법인의 위탁수수료는 4%로, 4개 대기업 계열사가 매년 900억원 정도를 가져가는 셈이다.

남 의원에 따르면 서울청과는 고려제강이 주식의 100%를 소유하고 있다. 중앙청과는 태평양개발이 40%, 동부팜청과는 동부한농이 64.9%, 한국청과는 더코리아홀딩스가 94.9%를 갖고 있다. 이 같은 대기업 중심의 독점적 농산물 유통구조는 건전한 유통 방해는 물론 생산자의 이익을 줄이고 농수산물 가격의 비정상적인 상승을 초래한다는 게 남 의원의 설명이다.

남 의원은 “서울시가 도매시장 법인의 문제점을 지나치게 간과하고 있다”면서 “위탁수수료를 1∼2%로 내리거나 법인 수를 줄이고 수급 불안정 상황과 재래시장 가격 안정을 위한 수급안정기금을 설치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