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마라톤 그랜드슬램 꿈을 응원해주세요”… 동국대 윤승철씨 세계 최연소 도전
입력 2012-09-19 19:35
한 청년이 ‘소셜 펀딩(Social Funding)’으로 돈을 모아 극지마라톤 그랜드슬램에 나섰다. 소셜 펀딩이란 목표액을 정해놓고 기부금을 모아 목표액에 도달하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금 방식을 의미한다.
동국대 문예창작과 윤승철(22)씨는 19일 “세계 최연소로 극지마라톤 그랜드슬램 도전에 성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0월 아프리카 사하라사막을 시작으로 세계 4대 극지대를 달리기 시작했다. 지난 3월 가장 건조한 칠레 아타카마사막을 뛰었고 지난 6월엔 세상에서 바람이 가장 많이 부는 중국 고비사막 마라톤을 완주했다.
오는 11월로 예정된 남극마라톤을 완주하면 전 세계 최연소 극지마라톤 그랜드슬래머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중학교 2학년 때 다리를 다쳐 걷는 게 부자연스러웠던 윤씨는 이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자마자 마라톤을 시작했다.
사막 마라톤의 경우 7일간 250㎞를 달렸다. 요령이 부족했던 그는 첫 도전인 사하라사막 마라톤에서 두 차례 신기루를 경험했고,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고 한다.
마지막 관문인 남극마라톤 도전에 나선 그를 가로막은 건 1700만원에 달하는 경비다. 다른 극지마라톤과 달리 남극마라톤은 배에서 숙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경비가 4배가량 더 든다. 그가 생각해 낸 것이 소셜 펀딩이다.
윤씨는 지난 14일 ‘소셜펀딩사이트 펀듀(fundu.co.kr)’에 ‘대학생 윤승철, 꿈을 안고 사막과 남극을 달립니다’란 프로젝트를 올려 나흘 만에 28명으로부터 126만원을 후원받았다. 윤씨는 후원금액에 따라 유리병에 남극 빙하를 담아 선물하거나 후원자 이름이 적힌 명찰을 가방에 달고 달리겠다는 등의 약속도 했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과 기업 후원비를 더해도 경비가 한참 모자라 소셜 펀딩을 생각하게 됐다”며 “후원을 받으니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와도 믿고 도와준 이들을 생각하며 힘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극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 매일 5∼10㎞씩 달리며 맹훈련 중이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