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 언급 ‘정부의존 국민 47%’ 누구?

입력 2012-09-19 19:34


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언급한 ‘소득세도 내지 않는, 정부에 의존하는 47%’는 누구인가. 지난 5월 거액 선거자금 기부자 만찬에서 미국인 약 절반을 ‘정부의존형 인간’으로 비하해 파문을 일으킨 롬니 후보 발언의 진위와 미 조세 구조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 조세정책센터(TPC)에 따르면 2011 회계연도에 연방소득세를 낸 사람은 53.6%, 내지 않은 이는 46.4%다. 그러나 연방소득세를 내지 않는 사람 중 61%(전체 미국인의 28.3%)가 사회보장과 메디케어(노인층 건강보험제도)를 위한 급여세(payroll tax)를 내고 있다. 또 소득세나 급여세를 모두 내지 않는 가구 18.1% 가운데 절반 이상이 노인층이며, 3분의 1 이상은 노인이 아니지만 소득 2만 달러 이하 가구다. 진보 성향의 예산과정책우선순위센터에 따르면 최하위 소득구간의 미국인 가구도 소득의 9%가량을 급여세로 납부한다.

일단 미국인의 약 47%가 연방소득세를 내지 않는 것은 맞다. 하지만 롬니가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고 무임승차하는’ 미국인이 47%나 된다는 의미로 말했다면 이는 틀렸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이처럼 많은 미국인들이 소득세를 내지 않게 된 데는 공화당의 책임도 크다는 점에서 롬니의 발언은 ‘누워서 침 뱉기’라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도 뒤질세라 도입한 각종 세금 감면이 소득세 면제 가구가 늘어난 주된 원인이기 때문이다.

한편 추가 공개된 동영상에 따르면 롬니가 당시 만찬장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평화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나 다시 도마에 올랐다. 롬니는 팔레스타인인들이 “평화를 형성하는 일에 대해서라면 뭐든 관심이 없다”며 현재 제시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평화 정착 절차 또한 “이뤄질 것이라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롬니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