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한미합작사업서 사기당한 70억 중 5억은 美 배우 알 파치노 초청 비용

입력 2012-09-19 19:23

광주시가 최근 포기한 3D 컨버팅(3차원 입체영상 변환) 한미합작사업 및 영화산업 진출을 홍보하기 위해 미국 영화배우 알 파치노를 국내로 초청하려다가 5억여원(50만 달러)을 떼인 사실이 밝혀졌다.

시는 한미합작사업 투자주체인 광주문화컨텐츠투자법인(GCIC)이 지난해 8월 알 파치노의 방한을 위해 미국 측 사업파트너인 K2AM에 50만 달러를 송금했다고 19일 밝혔다. GCIC는 K2AM이 보유한 입체영상 변환장치인 워크스테이션(고성능 PC) 100대를 당시 공사 중이던 송하동 CGI(컴퓨터 형성이미지)센터에 설치한 뒤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었다.

CGI센터는 영화·방송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영상편집실 등을 갖춘 복합시설로 지난 3월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로 개장했다. 현재 GCIC에 100억원을 출자한 시 출연기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한미합작사업 법인 갬코(GAMCO) 등 3D 컨버팅 관련 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하지만 K2AM사의 무성의로 워크스테이션 설치가 되지 않았고, 알 파치노 방문도 무산됐다. 그런데도 시는 초청 비용으로 송금한 50만 달러를 지금까지 되돌려 받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K2AM에 송금한 총 650만 달러에 포함된 50만 달러가 알 파치노 초청 비용”이라며 “돈을 돌려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3D 컨버팅 사업의 국제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광주지검 특수부는 K2AM사가 지난해 5월부터 올 1월까지 한미합작사업 자문위원 장모씨의 계좌로 수차례에 걸쳐 6억원을 송금한 사실을 밝혀내고 대가성 여부 등 이 돈의 성격 규명에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장씨의 은행계좌에 K2AM이 돈을 보낸 시기가 광주시의 투자금이 미국으로 흘러 들어간 직후에 집중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장씨는 “K2AM사와 맺은 계약에 따라 일종의 투자금을 받았을 뿐 대가성은 전혀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장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