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대 음주악습 근절 나섰다

입력 2012-09-19 19:19


삼성그룹이 벌주, 원샷 강요, 사발주 등 잘못된 음주 악습을 없애기로 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음주문화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삼성은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과 임직원 건강 증진, 음주 관련 사고 예방을 위해 음주문화 개선 캠페인을 펼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과도한 음주와 강제적인 술문화가 임직원들의 근무 사기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숙취가 업무 수행에 지장을 준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삼성은 술을 못 마시는 임직원을 괴롭히고 폭음을 유발하는 벌주, 원샷 강요, 사발주를 3대 음주 악습으로 규정하고 금기사항으로 선포할 방침이다. 술 잘 마시는 것이 자랑이 아니고, 못 마시는 게 결점이 아닌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술자리에서 과도한 건배사나 건배구호 제창도 지양하도록 유도하는 등 다양한 절주(節酒) 캠페인을 펼칠 방침이다.

삼성은 과거 유사한 캠페인을 실시한 적이 있으나 건전한 음주문화 정착에는 미흡했다고 판단, 종합적이고 강력한 음주문화 개선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내년 1월부터 그룹 주관의 신입·경력 입문, 승격, 임원 양성 등 교육 과정에서 절주 강의를 필수과목으로 반영할 방침이다. 사내 방송, 미디어 삼성, 웹진 등 다양한 홍보 채널을 활용해 음주문화 개선을 위한 임직원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또 임직원을 대상으로 술이 필요 없는 회식문화 방안, 스포츠 활동처럼 건강 증진과 조직 단합을 위한 방안 등에 대한 아이디어 공모전도 시행할 예정이다.

금연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음주문화 개선을 위한 강력한 지침을 발표해 국내 다른 기업들도 음주문화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기업들의 음주문화가 국민 전체의 음주문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캠페인이 재계 전체로 확산될 경우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아직도 사내에 조직을 결속시키는 문화라며 강제로 술을 권하는 악습이 많다”면서 “스트레스를 건강한 방식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그룹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찾겠다”고 말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