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바꾸면 합격할까”… 취업시즌 성형 붐

입력 2012-09-19 19:07

본격적인 취업 시즌을 앞두고 대학가에 ‘면접용 성형’ 열풍이 불고 있다. 취업난에 ‘외모 스펙’까지 완벽히 갖추겠다며 병원을 찾고 있다.

대학 졸업반인 A씨(24·여)는 취업 ‘재수생’이다. 그는 지난 상반기 공채에 국내 기업을 포함해 10곳 정도 원서를 냈지만 면접을 본 세 곳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취업을 위해 찾은 면접 스터디 모임에서 사람들은 A씨에게 “면접 성형이 있으니 시술을 받아보라”고 귀띔했다. A씨는 지난달 한 성형외과를 찾아 일명 ‘애교살’을 넣는 눈 지방 이식 시술을 받았다. 또 300만원을 들여 잔머리를 정리하는 ‘헤어 라인 시술’도 받았다. A씨는 “시술 후 외모에 자신감이 생겨 면접에 임하는 자세도 당당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항공사 취업을 준비 중인 B씨는 지난달 학교 취업개발원에서 실시하는 모의 면접에 참여했다. 그 결과 면접 위원으로부터 “얼굴이 경직돼 인상이 좋지 않다”며 “서비스 직종은 스펙이 뛰어나도 면접 때 인상이 비호감인 지원자는 뽑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다. 면접이 얼마 남지 않은 B씨는 표정 연습 대신 주사를 맞아 인위적으로 보조개를 만드는 성형을 택했다. 취업 사이트에는 이러한 ‘면접 성형’을 소개하고 후기를 올리는 구직자들이 늘고 있다. 서울지역 K대, S·Y여대 총학생회는 성형외과와 제휴를 맺고 면접성형 할인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총학생회까지 나설 정도로 취업 성형이 일반화돼 있는 셈이다.

지난달 한 온라인 취업 포털이 기업 인사담당자 776명을 대상으로 ‘채용과 외모’의 상관관계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66.1%가 ‘외모가 채용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기업이 외모보다는 학생의 역량이나 성실성을 우선 평가한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