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장 ‘미꾸라지’ 탈주범… 경찰, 화악산 일대 뒷북 추적

입력 2012-09-19 22:07

경찰이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 배식구 탈주범 최갑복(50)의 신출귀몰한 행적에 애를 먹고 있다.

19일 대구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최갑복은 지난 17일 오전 5시쯤 유치장 배식구를 통과하는 데 34초밖에 걸리지 않았고 순식간에 창문으로 이동, 15초 정도 만에 창문을 빠져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유치장을 빠져 나가는 데 1분이 채 걸리지 않은 셈이다. 그는 또 같은 날 밤 고속도를 타고 유유히 대구를 벗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최갑복은 17일 오후 4시30분∼9시30분 동부서 인근 주택에서 차를 훔친 뒤 동부서와 가까운 동대구IC나 수성IC를 통과해 부산으로 향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부산에 지인이 있어 그곳으로 가던 중 기름이 떨어져 오후 10시21분쯤 청도IC에서 벗어나 주유소에 들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당시 경찰은 그가 차를 훔쳐 달아날 것을 예상하지 못해 고속도로 관문을 지키지 않았다.

현재 최갑복이 모습을 감춘 화악산 일대에는 경찰 700여명, 군견 10마리, 헬기 2대가 투입돼 수색을 중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가 산을 타고 경남지역으로 도주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화악산은 경북 청도군과 경남 밀양시 경계에 있다. 이에 경남 경찰 100여명도 밀양시 화악산 길목을 지키고 있다.

한편 경찰의 유치장 내 CCTV 비공개 방침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유치장에 있던 피의자들의 인권 등을 고려해 CCTV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탈출 방법이 엽기적인 데다 근무경찰관들의 태만까지 겹쳐 경찰이 잘못을 숨기려 한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