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선 출마 선언] 문재인측, 安 ‘단일화 부정’에 실망… “3자회동 제안 갑작스럽다”

입력 2012-09-19 21:59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에 대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 측은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야권 단일화에 대한 부정적 입장이 나오자 실망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특히 문 후보는 안 원장이 제안한 대선 후보 3자 회동 제안에 대해 “갑작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문 후보는 19일 밤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그 남자 문재인’ 출판기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민주당 후보가 된 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측 최경환 비서실장이 축하 난을 갖고 오셨을 때도 한번 만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나눴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함께 만나는 건 좋은 일이지만 오늘 출마 선언하면서 바로 만나자고 하니까 조금 갑작스러운 느낌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구상이라든지 취지를 좀 더 들어보고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 측 핵심 관계자도 “안 원장이 ‘당 쇄신’과 ‘국민 여론’을 단일화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미 국민들은 정권 교체를 희망하고 있는데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의아하다. 기준은 누가 판단하나”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 관계자도 “문 후보, 안 원장, 박 후보의 3자 회동 제안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싶다. 안 원장이 이런 말을 한 배경이 궁금하다”고 했다.

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안 원장의 출마가 국민들이 염원하는 정당의 변화와 새로운 정치를 이뤄 가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기존의 정치가 보였던 모습과는 다른, 좋은, 아름다운 경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어 “다만 안 원장이 말한 새로운 변화는 새누리당 집권 연장을 막고 정권을 교체해야만 가능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안 원장이 예상보다 굳건한 대권 의지를 피력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민주당 소속으로 안 원장과 가까운 박원순 서울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안 원장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며 “안 원장이 (대통령이 되면) 남은 재산도 다 내놓겠다고 한 것은 의외다. 올인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민주당 내홍 사태는 계속되고 있다. 이종걸 최고위원 등 쇄신파 의원 10여명은 오전에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지도부 사퇴론’ 등을 담은 성명을 마련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 중 일부는 전날 박지원 원내대표를 찾아가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쇄신 기류를 놓고 중요한 시기에 과도한 지도부 흔들기란 지적도 나온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