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자랑 ‘램버트’ 14년 만에 내한 공연
입력 2012-09-19 18:16
영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현대무용단 ‘램버트 댄스 컴퍼니’(이하 램버트)가 14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1926년 마리 램버트(1888∼1982)가 설립한 램버트는 영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많은 단원과 스태프를 보유한 국립 현대 무용단. 이사도라 던컨, 디아길레프, 미하일 포킨, 폴 테일러 등이 램버트와 관련되거나 이 곳에서 배출한 대표 무용수다. 한국에서는 1998년 예술의전당 개관 10주년 기념으로 단 한 차례 초청됐다.
20, 21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이번 공연은 램버트가 최근 공연한 레퍼토리 중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으로 구성된다.
1부 ‘허쉬’는 첼리스트 요요마와 팝 가수 바비 맥퍼린이 함께 연주한 동명의 곡에 현대 무용가 크리스토퍼 브루스가 안무를 붙인 작품. 귀에 익숙한 멜로디 속에 단란한 가정사를 경쾌한 움직임으로 풀어낸다. 2009년 영국비평가협회 무용상에서 최고 현대 안무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2부는 영국 안무가 팀 러쉬턴의 미학이 담긴 ‘모놀리스’, 3부는 20세기 천재 무용가 바츨라프 니진스키의 ‘목신의 오후’가 펼쳐진다. 램버트 예술감독인 마크 볼드윈(58)의 최신작 ‘광란의 엑스터시’도 이어진다.
볼드윈 예술감독은 83년부터 10여년 동안 램버트에서 무용수로 활약했다. 이후 자신의 무용단인 마크 볼드윈 컴퍼니를 창단한 후 40개가 넘는 다양한 작품을 창작해 안무가로서 인정받았다. 10년 전부터 램버트의 예술감독으로 재직해오고 있다.
볼드윈 감독은 “우리 무용수들은 훈련할 때 발레와 현대무용을 동시에 한다”며 “상체의 움직임이나 균형잡힌 스텝을 강조하는 고전 발레의 특성이 무용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무용단은 새 작품을 3∼5년에 하나씩 선보이지만 램버트는 1년에 두 작품씩 만들어 낸다”며 “상당한 노력과 훈련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자부했다.
무용과 음악의 조화를 중시하는 램버트는 영국 무용단 중 유일하게 오케스트라와 함께 순회공연을 하는 것이 특징이지만, 이번 공연에는 비용 문제로 같이 오지 못했다.
이번 공연은 LG아트센터의 기획 작품으로 이미 한차례 유행이 지난 ‘유명했던 것’을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연을 그대로 옮겨오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동시대 ‘핫’한 작품을 시간차 없이 서울에서도 관람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02-2005-0114).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