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국제무대서 빛난 한국 신예들
입력 2012-09-19 17:57
한국, 중국, 일본, 대만 4개국의 신예 기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2012 국제신예대항전이 열린 도쿄 일본기원에서였다. 1997년 한중신예대항전을 시작으로 2000년 일본, 2004년 대만이 합류해 4개국 친선대회로 발전한 신예대항전은 지금까지 15번의 대회 결과 한국이 8번, 중국이 7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각각 8명의 신예 기사들이 참가하여 풀리그 팀 대항전으로 펼쳐진 이번 대회의 한국대표로는 주장 이영구 9단과 김승재 5단, 이지현 3단, 나현 2단, 최정 2단, 신진서 초단, 신민준 초단, 오유진 초단이 출전했다. 중국은 리엔샤오 4단을 필두로 송용혜 5단, 리밍 3단, 리친청 2단, 씨아천쿤 2단, 마루롱 2단, 류위 2단, 이샤오시 초단이 참가했다.
일본은 안자이노부아키 6단, 후지다아키히코 2단, 가나자와마코토 3단, 이다아쯔시 3단, 이치리키료 2단, 위정치 2단, 무카이치아키 5단, 후지사와리나 초단이 출전했다. 대만은 주장 천스위엔 9단과 샤오정아오 7단, 린스양 7단, 린리샹 5단, 린수핑 4단, 씨아다밍 6단, 헤이자자 6단, 당시윈 초단이 합류했다.
11일 펼쳐진 1차전에서는 한국이 대만을 7:1로, 중국은 일본을 7:1로 제압하며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다음날 이어진 2차전에서는 중국이 대만을 7:1로 꺾었지만 한국은 이지현의 시간패와 아직 큰 시합의 경험이 없던 최정과 신민준의 패배로 아슬아슬하게 5승 3패로 승리를 거뒀다. 최근 중국세에 밀려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앞으로 바둑계의 앞날을 짊어지고 갈 신예 기사들의 대결은 국가적으로 초미의 관심사이다.
그만큼 신예 기사들의 어깨도 무거웠는지 3차전 마지막 중국과의 대결도 초반 흐름은 순조롭지 못했다. 가장 믿었던 이영구 주장과 이지현, 신진서가 나란히 패하며 1승 3패의 상황. 하지만 이후 4연승을 차지하며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번 우승의 일등공신은 최근 한국리그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김승재와 차세대 주자 나현, 여류기사 오유진이 각각 3전 전승을 차지하며 큰 몫을 해냈다.
최근 14세의 나이로 입단한 오유진은 ‘제2의 박지은’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차세대 여류주자로 꼽히고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 3전 전승으로 작년에 중국에게 빼앗겼던 우승컵을 다시 찾아왔다. 3위는 일본을 꺾고 2승 1패로 대만이 차지했다. 결국 일본기원 주최로 도쿄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일본은 3전 전패로 꼴찌의 불명예를 얻게 되었다.
이번 신예대항전의 한국 우승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어린 인재들을 발굴, 체계적으로 키워가며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에 맞서 영재입단대회를 도입해 앞날을 준비하는 한국에게는 충분한 가능성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