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아저씨’ 北어린이 지원 브랜드 된다… 기아대책, NHN 경영고문 김정호씨에 제안 협약식
입력 2012-09-19 17:50
그의 닉네임은 ‘곰 아저씨’이다. 그는 지난 2008년부터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회장 정정섭)을 통해 함경도 나진 선봉지역 어린이들에게 이름을 알리지 않고 곰보빵과 학용품을 보내고 있다. 다만 아이들에게 보내는 학용품에 ‘엉클 베어(Uncle Bear)’란 이름을 남겼다. 북한 어린이들도 그를 곰 아저씨로 알고 있다.
기아대책을 후원하고 있는 김정호(45) NHN 경영고문의 이야기이다. 그는 올해도 북한어린이들에게 빵과 학용품을 지원하기 위해 1억원을 후원했으며 지금까지 모두 6억원을 기꺼이 내놨다. 그는 “내가 선물한 빵이 단 한명의 생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으면 좋겠다”며 “통일이 되는 그날이 올 때까지 북한 동포들을 계속 돕고 싶다”고 말했다.
김 고문이 북한어린이들을 돕게 된 것은 NHN 중국법인 대표를 지내던 때 한 직원으로부터 북한아이들이 밥을 굶어 체구가 또래 평균치에 훨씬 못 미칠 정도란 이야기를 듣고 나서였다. 또 기아대책으로부터 나진 현지의 빵 공장이 가동비용이 없어 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기아대책을 통해 현지 빵 공장을 빌려 빵을 굽기 시작했다. 중국 투먼에서 밀가루, 설탕, 우유, 건포도 등을 구입해 나진으로 실어 날랐고 중국 현지의 미국 선교사와 조선족 동포들의 도움으로 빵을 생산할 수 있었다. 곰보빵은 매일 평균 5000개씩 만들어져 5000명에게 전해진다.
‘곰 아저씨’라는 닉네임은 익명으로 후원하기 원했던 그의 부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곰의 푸근한 이미지와 뒤에서 지원하고 응원하는 키다리 아저씨의 이미지를 결합해 만들어졌다.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처음 소개되어, 2만3000여명의 네티즌들과 함께 1230만원을 모아 곰보빵을 후원하기도 했다.
이제 이 ‘곰아저씨’가 기아대책의 대북지원 대표 브랜드가 된다. 기아대책은 김 고문에게 ‘곰아저씨’를 대북지원의 대표 브랜드로 만들자고 제안, 17일 서울 염창동 기아대책 사무실에서 협약식을 갖고 앞으로 김 고문의 후원금 외에도 북한에 지원되는 물품을 ‘곰아저씨(Uncle Bear)’란 이름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또 기아대책은 이날 권혁일 네이버 해피빈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해피빈은 2005년부터 기아대책과 함께 121건의 모금을 벌였으며, 33만3630명의 네티즌 후원자들과 4억9000여만원을 기부했다.
한편 기아대책은 1994년 국내 최초로 평양 제3병원 의료기기 지원을 시작으로 2008년 2월 대북전담법인 섬김을 설립해 전문적인 구호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