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의 센카쿠 매입 비웃은 시진핑… 방중 패네타 만난 자리서 “中주권 저해 행위 중단해야”

입력 2012-09-19 22:00

중국 차기 최고지도자를 예약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19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일본 정부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매입을 맹비난했다.

시 부주석은 ‘잠적’ 2주일 만인 지난 15일 중국 농업대학에서 열린 과학대중화의 날 행사에 참석하면서 공개 활동을 재개한 이후 이날 처음으로 외빈을 공개적으로 만났다. 이날 시 부주석은 외관상으로는 지난 15일과 마찬가지로 건강해 보였다.

시 부주석은 인민대회당 내 예의실(禮儀室)에서 패네타 장관과 악수를 나누며 기념촬영을 한 뒤 대화를 시작했다. 그의 입에서 나온 표현은 이례적으로 과격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부주석은 패네타 장관의 면전에서 경멸적인 표현을 동원해 일본을 비웃었다. “(일본의) 댜오위다오 섬 매입은 웃기는 짓입니다. 일본은 행동을 자제해야 하며 중국의 주권과 영토 통합을 저해하는 말이나 행위를 중단해야 합니다.”

일본 지지통신은 아예 “시 부주석이 ‘쓰잘데 없는 짓’이라 했다”고 보도했다. 시 부주석은 또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는 카이로 선언과 포츠담 선언의 법적 효력에 도전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패네타 장관은 “두 나라의 영토 분쟁에 특정한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히면서 자제를 당부했다.

특히 패네타 장관은 림팩(RIMPAC·환태평양해군합동훈련)에 중국을 초청한 사실을 예로 들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 군사 전략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다시 설명했다. 회담 뒤 패네타 장관은 기자들에게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미국과 외교적 협상에 나올 수 있도록 중국 지도자들이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패네타 장관은 이날 중국 국립군사대학인 장갑병공정학원(裝甲兵工程學院)을 방문해 “아·태 지역에서 균형 조정은 중국을 억누르려는 것이 아니다”며 “태평양 군사 전략에 중국을 참여시키고 그 역할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국방장관으로는 처음 중국 군사대학을 방문했다.

김지방 기자,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