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선 출마 선언] “朴, 정확한 역사관 밝혀야”

입력 2012-09-19 22:02

기자회견 일문일답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19일 대선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정확한 역사관을 밝히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박 후보의 역사관에 대한 입장을 묻자 안 원장은 잠시 뜸을 들인 뒤 “(박 후보가) 딸로서 아버님(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힘들다는 인간적 고뇌를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그러나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는 생각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박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평가해 달라.

“두 분 다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대선후보 경선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은 분들이다.”

-여야의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한 평가와 본인 의견을 알고 싶다.

“새누리당은 시장 개혁에, 민주당은 재벌 지배구조 개혁에 초점을 맞춘다. 근본주의적 접근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바꿀 수 있는 것부터 점진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민주화와 복지도 성장동력을 가진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자전거의 두 바퀴라고 할 수 있다. 한쪽에선 성장·일자리 창출이 되면서 동시에 재원이 경제민주화·복지로 흘러들어가는 선순환 구조, 그게 정답이다. 이를 빼고 경제민주화 얘기를 하는 것은 바퀴 하나밖에 없는 자전거를 논하는 것이다.”

-정치 경험이 없어 국정수행 능력을 걱정하는 시각이 있다.

“정치 경험 없는 게 맞다. 근데 (정치) 경험 많은 게 꼭 좋은 건지는 모르겠다. 직접적인 경험은 부족하지만 정보통신(IT) 의학 경영 교육 등의 분야에서 얻은 다양한 경험은 정치하는 데 플러스가 되면 됐지 마이너스는 아닐 것이다. 국민들은 정치개혁과 혁신경제, 디지털 마인드와 수평적 리더십을 내게 기대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공과(功過)를 평가해 달라.

“대한민국의 모든 정부는 다 공과 과가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공을 계승하고 과는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의 가장 큰 공이라면 위에서 아래로의 권위주의를 타파했다는 점이다. 재벌의 경제집중, 빈부격차 심화는 매우 큰 과라고 생각한다.”

-기존 정당과 힘을 합칠 거냐, 아니면 함께하는 세력을 모아 새 정당을 창당할 거냐.

“민주주의에서 정당정치는 정말 중요하다. 문제는 지금의 정당정치가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내게 (국민들이) 보내는 기대도 이 때문이다. 여야가 제대로 된 개혁, 민의를 받드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기대한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는데 그런 상태로 차기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겠나.

“승률 그런 쪽은 내가 생각한 적이 없다. 선거 과정에서 여야 양당이 혁신하고 저도 최선을 다해 승리하고자 노력한다면 그 과실은 주인인 국민들이 가져갈 것이다.”

-오랜 고심 끝에 대선 출마 결심을 굳히게 된 계기는 뭔가.

“그동안 국민들의 의견을 들으려고 농촌 가정과 실직자 가장 등을 열심히 만났다. 그분들이 진솔한 자기 이야기를 시간제한 없이 충분히 해 주셨다. 고민을 끝내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됐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