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총회 5신] “연금재단 비리 이 정도일 줄이야…”
입력 2012-09-19 17:59
[미션라이프] 예장통합 총회(총회장 손달익 목사)가 올해 총회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연금재단 부실 운용 문제에 대해 특별감사를 5년마다 실시하는 내용을 포함, 정관을 개정키로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결의했다.
통합 총회는 19일 속회된 회의에서 연금재단에 관한 특별감사위원회 보고를 받았다. 통합 총회 측은 보고에 앞서 “연금재단 관련 내용이 본 교단의 자존심을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 진행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특별감사내용에 따르면 통합 소속 목회자 1만2000여명이 가입돼 있는 연금재단은 현재 손실액이 1000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년 동안 가입자의 납입 금액은 2430억원이지만 잔고는 2650억원선에 불과했다. 지난 10년간 1%의 수익밖에 내지 못한 셈이다. 총회 연금가입자회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정기예금에만 넣어놨어도 4%이상의 수익을 냈을 것”이라며 “정상적인 투자가 이뤄졌다면 연금재단 총액은 3000억~4000억 원에 육박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1995년부터 최근까지 이어진 연금재단 전·현직 임직원들의 각종 비리 행태에 총대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재단 직원 A씨는 증권사에 투자한 40억원을 이사회의 보고도 없이 계약 해지한 뒤 담당자를 바꾸면서 수수료를 챙겼다. 특별감사 결과 수수료는 2억~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비상장사에 4억원을 투자하는 대가로 8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 실형(징역 8월, 추징금 8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밖에도 규정에 없는 퇴직위로금과 연수비 수 천만원을 받아 챙기는가 하면 공금으로 전세금을 내고, 조카사위를 통해 기금을 운용한 사실도 적발됐다.
특별감사 보고를 지켜본 한 총대는 “목회자들의 노후 자금을 그동안 생선가게 고양이에게 맡겨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면서 “2003년 특별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을 준수했더라면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