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디, 10여년 은신생활 담은 회고록 발간

입력 2012-09-18 19:32

인도 출신의 영국 소설가 살만 루시디(65)가 이슬람교도의 살해 위협을 피해 은신 생활을 하던 시절의 회고록을 18일 발간했다.

‘조지프 안톤’이라는 제목의 회고록은 최근 반(反) 이슬람 영화 한 편으로 이슬람권에서 과격 시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루시디는 17일(현지시간) BBC 방송 인터뷰에서 “이슬람을 비판하는 내용의 책을 지금 시점에서 발간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공포와 불안감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루시디는 1988년 발표한 소설 ‘악마의 시’가 이슬람교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당시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에 의해 살해 대상으로 지목됐으며 이후 10년 가까이 도피 생활을 했다.

회고록에는 그가 살해 위협을 피해 끊임없이 안가를 전전하며 지내야 했던 세월이 연대기 순으로 정리돼 있다.

제목 ‘조지프 안톤’은 은신 시절 그의 필명으로, 그가 좋아하는 작가 조지프 콘래드와 안톤 체호프의 이름을 조합한 것이다.

회고록에서 루시디는 “입에 재갈이 물려진 채 감금당했다. 심지어 말을 할 수도 없다. 아들과 공원에서 축구를 하고 싶다.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 지금은 불가능한 꿈이지만”이라고 쓴 당시 일기 내용을 회상한다. 또 악마의 시를 번역한 일본인이 어떻게 살해됐는 지와 이탈리아 번역가도 그의 집에서 칼에 찔렸다는 사실 등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