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경기침체로 자금조달 나빠졌다는데… 대선 테마주는 오히려 호황
입력 2012-09-18 22:08
경기 침체로 국내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크게 나빠졌지만 대선후보 테마주는 전체 유상증자 규모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등 오히려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작 필요한 기업은 증시에서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하지 못하는 반면 테마주는 시중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국내 기업이 주식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전월 대비 962억원(44.8%) 줄어든 1187억원에 그쳤다고 18일 밝혔다.
최근 사업 확장에 나선 동부건설이 540억원(45.5%)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박근혜 테마주인 대유신소재가 307억원(25.9%)으로 2위를 차지했다. 대유신소재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조카사위인 박영우 회장이 운영하는 자동차 부품업체다.
대유신소재 다음으로 많은 돈을 조달한 기업은 미래산업(152억원)이었다. 반도체장비 제조업체인 이 회사는 창업주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친분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이어 최대주주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우리들제약이 107억원(9.0%)을 조달했다.
이들 3개 테마주의 유상증자 규모는 566억원으로 전체의 47.7%를 차지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