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연타당한 추석 물가… 배추 2.5배·상추 6.5배 ↑
입력 2012-09-18 22:01
태풍 산바가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농수산물 가격이 다시 폭등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정부는 연이은 태풍에 따른 추석 성수품 가격 급등에 대비해 사과와 배 등 주요 피해 농산물 공급을 2배로 늘리기로 했다.
18일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가락시장에서 이날 거래된 배추 10㎏의 평균 거래가는 1만7840원으로 1년 전 6685원보다 무려 166.8%나 폭등했다. 배추는 이날 한때 2만600원에 거래되는 등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산바가 고랭지 배추 주요 산지인 영남과 강원 일대를 지나가면서 타격을 입힌 탓에 배추값은 당분간 더 치솟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올해는 비가 많이 와서 안 그래도 예년보다 배 이상 배추값이 비쌌다”면서 “2010년 배추 파동 때처럼 3만원을 넘지는 않겠지만 한동안 2만원 이상에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태풍 볼라벤 때 큰 폭으로 올랐던 상추는 값이 더 올랐다. 적상추 4㎏은 4만6741원에 거래돼 지난해 같은 기간(7157원)보다 553.1%나 뛰었다. 호박(519.4%), 무(66.8%) 등 채소값도 껑충 뛰었다. 추석을 앞두고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사과(홍로 5㎏)도 3만5429원으로 지난해보다 113.9% 올랐고 단감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오는 28일까지 추석 성수품 특별 공급기간으로 설정하고 배추, 무, 쇠고기, 등 15개 농축산물의 공급 물량을 평시의 1.5배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태풍 피해로 가격이 급등한 사과, 배, 밤, 대추 등에 대해서는 평시의 2배 수준인 4만t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 전국 2549개소에 직거래 장터와 특판 행사장을 개설해 시중보다 10∼30% 저렴한 가격에 성수품을 판매하는 한편 전국 50개 전통시장에 정부가 비축한 깐마늘, 배추, 명태, 냉동오징어 등 7개 농산물(도매가 대비 10∼40% 할인)과 한우(소비자가 대비 20% 할인)를 싸게 공급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최근 10년간 가격 추이 및 올해 작황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과와 배는 추석 연휴 7∼9일 전에 사는 것이 유리할 전망이다. 추석 명절에 가까워질수록 가격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출하 물량이 점차 늘어날 전망인 배추·무는 연휴 3∼5일 전, 쇠고기는 4∼6일 전까지 기다렸다 사는 게 더 저렴할 것으로 분석됐다. 명태는 정부 비축물량이 집중 방출될 연휴 6∼8일 전에 구매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는 서민·중소기업의 추석 명절 지원을 위해 15조원 규모의 자금을 시중에 풀기로 했다. 태풍 피해 농가에 대한 재난지원금 지급을 추석 전까지 마무리하고, 농작물 재해보험 역시 추정 보험금의 50∼80% 수준인 2100억원을 미리 지급키로 했다. 온누리 상품권 발행량도 지난해 추석의 2배 수준인 2300억원으로 확대한다.
김준엽 조민영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