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고 싶은 ‘과일’… 받고 싶은 ‘상품권’

입력 2012-09-18 18:50


올해 추석 선물 민심은 ‘줄 땐 과일, 받을 땐 상품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가 전국 20개 점포에서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 추석 때 주고 싶은 선물 1순위로 과일세트가 30%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불황의 여파로 최소 10만원을 넘는 갈비나 한우보다는 5만원 안팎에 살 수 있는 과일세트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우·갈비세트가 20%로 2위에 올랐고 건강세트(15%), 상품권(12%), 통조림·조미료세트(9%) 순이었다.

반면 받고 싶은 선물의 경우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원한다는 응답이 35%로 가장 많았다. 가장 주고 싶은 선물로 꼽힌 과일은 16%로 한우·갈비세트(20%)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추석선물의 변천사는 사회 변화만큼 다양했다. 신세계 상업사박물관에 따르면 광복 직후인 1950년대만 해도 밀가루, 쌀, 계란, 돼지고기 등 농수산물을 직접 주고받는 게 추석 선물의 전부였다.

경제발전에 몰두하던 60년대 들어서는 설탕, 비누, 조미료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생활필수품이 선물 형태로 등장했다. 물자가 부족했던 설탕은 이 시대 최고 인기 선물이었다. 백화점이 추석 선물 구매처로 등장한 것도 이때다.

고도성장이 진행 중이던 70년대는 생활이 점차 풍요로워지면서 식용유, 치약, 와이셔츠, 피혁제품, 주류 등이 인기 선물로 각광을 받았다. 또 커피세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특히 모든 과자류가 조금씩 들어 있는 종합선물세트는 어린이에게 최고의 선물이었다.

80년대 들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선물도 다양화·고급화되기 시작했다. 상대방에게 알맞은 선물을 하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정육세트, 고급과일, 참치, 통조림 등이 선물세트의 대명사가 됐다.

90년대부터는 고가 선물과 실용적인 중저가 선물세트가 공존하는 양극화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규격화된 상품에 식상함을 느껴 지역 특산물을 선물하거나 인삼, 꿀 등 건강식품이 선물로 등장하기도 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