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갈등] 美 “냉정찾고 자제를”-中 “미국은 개입말라”

입력 2012-09-18 22:20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과 량광례(梁光烈) 중국 국방부장이 18일 베이징에서 양국 국방장관 회담을 갖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군사력 재배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패네타 장관은 회담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시아 지역의 미군 재배치는 결코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세계 양대 경제대국의 긴밀한 관계를 저해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센카쿠 열도 등 동아시아에서의 영유권 분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미국 입장을 밝히면서 “모든 당사자에게 냉정함과 자제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유권 분쟁은 외교적 수단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네타 장관은 중국에 앞서 방문한 일본에서 “미국은 영유권 문제에 대해 특정한 입장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이나 다른 누구의 도발적인 행동이 충돌로 이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량 부장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센카쿠 열도 문제에 대해 “소란을 도발한 책임은 전적으로 일본에 있다”며 “우리는 추가적인 행동을 취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센카쿠 문제에 대해 중국군 지도자가 공개적으로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특히 “이 문제에 세계가 매우 관심을 갖고 중국인은 더욱 주목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 영토이기 때문”이라면서, 일본 정부의 국유화는 “완전히 불법”이라고 못박았다. 량 부장은 또 미·일 안보조약의 적용 범위에 센카쿠가 포함되는 것에 적극 반대한다면서 미국에 불개입 약속을 지켜 달라고 요구했다. 두 사람은 공식 회담에 앞서 배석자 없이 단독 회담도 가졌다.

량 부장은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올해 중국 국방비는 1000억 달러 정도 될 것”이라며 “경제발전 수준에 상응해 군사력도 증강돼야 하지만 중국 군사력 발전은 경제성장 속도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4% 가량 늘어난 규모이다.

양국 국방장관은 사이버 전쟁, 우주공간의 군사적 이용 문제,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미군의 아시아 지역 군사력 재배치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패네타 장관은 국방장관 회담을 마친 뒤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면담하고 양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