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폰’ 나온다는데… 통신비 내릴까
입력 2012-09-18 18:46
국내 알뜰폰(MVNO·이동통신재판매) 시장에서 대형유통업체와 이동통신사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홈플러스가 KT와 손잡고 알뜰폰 시장 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이마트와 SK텔레콤은 18일 알뜰폰 도매 제공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하고 내년부터 알뜰폰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의 유통망을 통한 알뜰폰 판매가 소비자의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이마트와 SKT의 MOU가 더 주목을 받는 건 업계 1위 사업자 간의 제휴이기 때문이다. SKT는 올 7월 현재 2667만명으로 가장 많은 이동전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고 이마트도 전국 147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유통업체다.
통신업계에서는 광범위한 유통망과 통신서비스 경쟁 두 가지 모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사업자 간의 만남이 시장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알뜰폰 시장만 놓고 보면 KT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KT는 이통 3사 중 가장 많은 10개 사업자와 45만여명의 알뜰폰 가입자를 보유해 시장점유율 50%를 넘어서는 상황이다. KT는 알뜰폰 시장에서의 기존 성과뿐 아니라 130개에 가까운 점포를 거느린 홈플러스와의 제휴 효과 측면에서도 결코 SKT에 밀리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도 전국 유통망을 최대한 활용해 5년 안에 100만 가입자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아직 대형유통업체와 MOU를 체결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최근 롯데시네마, 롯데카드와 제휴를 맺으면서 극장 내 매장을 설치하고 통신비 할인 등을 진행하고 있는 점을 들어 향후 같은 계열의 롯데마트와 손잡고 알뜰폰 시장을 공략하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알뜰폰 시장을 공략하는 이통 3사와 대형유통업체의 제휴가 현실화되면서 유통망이 취약한 기존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행여 자사의 경영 전략에 차질을 빚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한 중소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당장은 알뜰폰 시장 자체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이라 시장 자체를 끌어올리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면서도 “자칫 대형마트들의 경쟁으로 기존 알뜰폰 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대형업체들의 주도로 알뜰폰 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가계통신비 부담을 크게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신요금 인하는 물론 단말기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누릴 것이란 기대다. 특히 시장의 성패를 좌우하는 다양한 단말기 확보 측면에서도 업체들이 제조사와의 협상력을 높여 3G뿐 아니라 LTE 단말기까지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프리미엄급 단말기에서는 소비자들의 통신비 인하 효과 체감 정도가 낮을 수는 있다”면서도 “알뜰폰의 수요층을 살펴봤을 때 전반적으로 요금 자체가 일반 이통사 요금에 비해 30% 이상 싼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그러한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해인 기자 hi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