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갈등] 중국내 일본사회 패닉… 일본도 反中감정 격화

입력 2012-09-18 22:20


격화되는 반일 시위 속에 중국 내 일본사회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일본 기업 공장들이 줄줄이 가동을 중단했고, 일본계 유통업체들도 시위대의 습격을 우려해 대부분 영업을 포기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중·일 간 분쟁을 들어 일본 자동차·전자업체의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하고 나섰다.

18일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혼다자동차는 5곳의 생산공장 가동을 19일까지 이틀간 중단키로 했다. 도요타와 닛산, 미쓰비시도 이날 하루 중국 내 일부 공장을 휴업했고, 다마쓰자동차는 장쑤성 공장의 생산라인을 4일간 멈춰 세우기로 했다.

일본 전자회사들도 상황이 심각하다. 히타치와 캐논, 야마하 등이 현지 공장 가동을 부분적으로 중단했다. 이미 시위대의 습격을 받은 파나소닉은 공장 3곳에 임시휴업 조치를 내렸다. 특히 파나소닉 주하이 공장에서는 지난 15일 중국인 직원들조차 “일본인은 돌아가라”고 시위를 벌였다.

이런 가운데 피치는 18일 센카쿠열도 문제로 중국과 일본의 대립이 장기화될 경우 자동차 업체와 전자업체 등의 신용등급이 하향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매출 부진과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중국투자은행 리서치센터는 일본계 가전제품이 특히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위대의 집중표적이 되고 있는 일본계 대형마트와 백화점, 음식점들도 이날 문을 닫은 채 반일 시위 양상에 극도로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중국은 일본 기업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 관영 CCTV는 지난 16일부터 일본 기업 광고를 금지시켰고, 대다수 전자상가와 일부 인터넷쇼핑몰은 일본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인터넷에서 일본 제품을 검색하는 비율도 현저히 줄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는 홈페이지 화면에 오성홍기가 꽂힌 댜오위다오 그림을 올렸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지의 일본인 학교들도 휴교에 들어갔다. 스쿨버스가 없어 지하철이나 버스로 통학하는 고등부 일본 학생들이 시위대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중국 경찰당국이 휴교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도 반중 감정이 고조되면서 중국 공관이 공격을 당하는 사건이 이어졌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17일 일본 후쿠오카의 중국 총영사관에 연막탄 두 발을 던지고 달아났던 일본인 남성이 경찰에 자수했고, 도쿄에서는 러시아 대사관을 중국 대사관으로 착각한 남성이 자신의 차량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붙이는 사건도 발생했다.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