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47%-박근혜 44%…대선 양자대결 첫 추월
입력 2012-09-19 00:20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간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 각양각색의 ‘시나리오’가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 후보가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를 양자 가상대결에서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문재인 47.1% 대(對) 박근혜 44.0%=문 후보는 jTBC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17~18일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도 95%, 오차 ±2.5%포인트)에서 47.1%로 박 후보(44.0%)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같은 기관의 직전 조사 대비 문 후보가 3.2% 포인트 상승한 반면 박 후보는 3.8% 포인트 하락한 결과다. 문 후보 지지율이 박 후보를 추월한 것은 리얼미터가 지난 7월 양자대결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안철수 원장과의 양자대결에서도 문 후보는 44.9%로 안 원장(32.3%)을 12.6% 포인트 차로 이겼다. 문 후보는 다자대결에서도 박 후보(38.6%)에 이어 26.1%로 2위에 올랐다. 안 원장은 22.5%에 그쳤다. 문 후보가 다자구도에서 안 원장을 이긴 것도 7월 18~19일 조사 후 2개월 만이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문 후보가 지난 16일 후보로 확정된 이후 컨벤션 효과가 발생했다”며 “민주당 지지층이 문 후보로 쏠리면서, 안 원장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일화 언제쯤?=다음 달 초·중순을 전망하는 이들이 많다. 문 후보 경선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이목희 의원은 18일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문 후보나 안 원장이나 일단은 양쪽의 지지자들에게 각자의 정책과 비전을 보여주고 평가받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단일화를 위한 만남은 10월 중순쯤 이뤄지는 게 적당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김한길 최고위원도 CBS 라디오에 출연, “적어도 추석 연휴를 보내고 10월 초쯤 문 후보와 안 원장에 대한 지지율이 수치화될 때 정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단일화 시기에 대한 선호는 다르다. 이상민 의원은 불교방송에 나와 “대통령 후보라는 ‘정치 상품’을 국민들이 선택을 잘할 수 있게 하려면 가능하면 빨리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후보의 다른 핵심 관계자는 “단일화는 결국 지지율 싸움인데 문 후보가 추석 전 다자구도에서 안 원장을 앞선다면 승기를 잡을 수 있다”며 “천천히 할수록 좋다”고 했다.
◇단일화 방식은?=담판과 안 원장의 민주당 입당, 공동정부 출범을 전제로 한 연대, ‘문·안 토크 콘서트’ 제안까지 그야말로 백가쟁명식 아이디어가 나온다. 이목희 의원은 “100만명의 선거인단이 경선에 참여해 문 후보를 뽑았는데 3000여명이 참여하는 여론조사로 단일화하는 방식은 옳지 않다”며 “양쪽 다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이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와 안 원장이 전국을 순회하는 토크 콘서트를 제안했다. ‘국민께 문·안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추석 전에 한다면 문 후보와 안 원장이 ‘야권연대의 한 배를 탔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단일화 효과도 배가될 것이란 얘기다. 이상민 의원은 “문 후보가 거론했듯이 안 원장과의 공동정부나 (책임총리제 같은) 역할 분담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