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安, 대국민 면접 ‘깜짝카드’ 나올까
입력 2012-09-18 19:00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 출마 방침을 밝힐 예정인 19일 기자회견은 국민 앞에서 치르는 일종의 ‘면접시험’이다. 오랜 기간 ‘생각’을 거듭해온 그가 이 시험에서 어떤 점수를 받을지 주목된다.
이번 회견에는 대선주자로서 사활이 걸려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경선 승리 이후 안 원장의 지지율은 눈에 띄게 가라앉았다. 동시에 장고(長考)의 기간만큼 그가 내놓을 비전에 대한 기대치는 한껏 높아져 있다. 회견을 통해 유권자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분위기를 되돌리지 못하면 석 달 남은 대선가도는 힘든 길이 될 수 있다.
안 원장은 그동안 ‘잠행’하며 제한된 이미지만 찔끔찔끔 공개했다. 이번에는 국민 앞에 자신의 전부를 다 보여줘야 한다. 국민의 호불호(好不好) 판단도 이전보다 분명해질 것이다. 회견은 주요 방송사들이 생중계할 예정이다. 행사장 1층은 기자들만 입장하고 150명 정도를 수용하는 2층에는 일반 시민도 들어갈 수 있다. 회견장에는 이재웅 전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주도 참석할 것이란 얘기도 있다.
안 원장 측은 이번 회견을 ‘국민보고대회’ 성격이라고 강조해 왔다. ‘보고’의 내용과 질이 얼마나 충실한지가 ‘대통령감’인지 판단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사실상 집권 구상을 밝히는 자리인 셈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는 1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원장의 발표가 매력적이면 사람들이 재차 강한 지지를 보낼 것”이라며 “하지만 눈에 띄는 내용이 없거나 여전히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면 유권자들의 ‘피로도’가 한층 높아져 지지율이 급락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안 원장은 그동안 의사 결정이 늦어 ‘햄릿’이란 말을 들었다.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는 초보적 수준의 수박 겉 핥기 식이란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국가지도자로서 카리스마가 부족한 것 같다는 말도 있었으며 정치 경험과 정당 기반, 행정 경험이 없어 국정을 잘 이끌겠느냐는 우려도 많았다. 때문에 안 원장이 이번 회견에서 그동안 취약하다고 지적됐던 부분들을 보란 듯이 타개하려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민영 대변인은 “국민들에게 모든 것을 직접 다 설명하게 될 것”이라며 “말씀하실 내용은 전부 다 직접 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과 가까운 민주당 송호창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안 원장의 19일 화법은 아주 다를 것이다. 분명하고 단호한 의지를 밝힐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 말대로 ‘정치인 안철수’의 화법이 등장한다면 회견장은 사실상 대선후보 수락연설장 같은 분위기가 연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