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학교에 교수사퇴 전달한 듯

입력 2012-09-19 01:03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조만간 서울대 교수직을 사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 오연천 총장 이하 보직 교수진은 18일 회의를 열어 안 원장 거취와 관련된 논의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 안 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서울대 관계자는 “안 원장이 1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 교수직을 사퇴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 될 것”이라며 “안 원장이 조만간 공식적으로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안 원장도 이날 학교 관계자들을 접촉했고 비공식적으로 사퇴 의사를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융합과학기술대학원(융기원) 관계자는 “안 원장이 평소엔 수원(융기원 캠퍼스)으로 출근하는데, 오늘은 계획에 없던 비공식 업무 협의를 위해 서울대 관악캠퍼스 본부로 출근하겠다고 연락해 왔다”고 전했다.

안 원장은 대선 후보로 거론된 후에도 학생 1명을 상대로 논문을 지도하는 2학기 수업을 진행 중이어서 불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서울대 규정상 공직 선거와 관련해서는 휴직이 불가능하다. 만약 안 원장이 사표를 내지 않는다면 선거운동과 교수 업무를 병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안 원장이 유지하고 있는 ‘아름다운재단 이사’ ‘포스텍(포항공대) 이사’ ‘안랩 이사회 의장’ 등의 직책도 출마 선언을 한 뒤 정리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실제 안 원장은 올 1, 4, 6, 8월에 열린 포스텍 이사회에 모두 불참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9월 출마 선언과 동시에 희망제작소장직을 사퇴한 바 있다.

한편 안 원장이 고등학생 때 친척으로부터 토지를 증여받아 5년 뒤 서울 강남의 아파트 한 채 값인 2000만원대의 보상금을 수령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안 원장과 그의 어머니 박귀남씨는 1979년 12월 삼촌 안모씨에게 부산 당감동의 농지 248㎡(약 75평)를 절반씩 증여받았다고 월간지 신동아가 18일 보도했다. 안 원장은 17세로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토지는 84년 11월 부산 개성고 부지로 수용됐고 이 과정에서 안 원장과 박씨는 시로부터 2170만원을 보상받았다. 신동아는 이 보상금이 서울 강남 아파트 한 채에 해당하는 액수라고 밝혔다.

신동아는 고교생이었던 안 원장이 농사를 직접 짓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정을 들어 당시 농지개혁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고, 증여세 납부 여부 및 증여 경위 등이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 원장 측은 “오래 전 일이라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