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안철수 부인 증인 채택”
입력 2012-09-18 22:17
새누리당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가족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를 다음 달 5일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할 방침이다.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친인척을 증인대에 세울 예정이어서 국감이 대선후보 검증 무대가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이 18일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로부터 취합한 국감 증인신청 현황에 따르면 안 원장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와 동생 안상욱씨의 이름이 포함됐다. 안철수연구소(현 안랩)가 1999년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저가에 발행한 후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당시 김 교수와 상욱씨는 각각 안랩 이사와 감사를 맡고 있었다. 안 원장 부친인 안영모 부산 범천의원 원장도 사당동 아파트 입주권(딱지) 매입 의혹을 추궁하기 위한 증인으로 검토 중이다. 포스코 사외이사 활동 시절 ‘거수기’ 논란과 스톡옵션 행사 문제로 이구택 포스코 상임고문을, 산업은행의 안랩 투자 과정에서의 뇌물제공 의혹에 대해선 강모 전 산업은행 팀장을 부를 계획이다.
새누리당은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도 정조준했다. 노무현 정권의 비리를 부각시킨다는 차원에서 정연씨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등을 출석시켜 미국 콘도 매입 자금을 조사할 방침이다. 문 후보 아들 준용씨도 2007년 한국고용정보원에 채용될 때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환경노동위원회 증인석에 앉힐 태세다. 아울러 박지원 원내대표의 저축은행 금품 수수 의혹과 공천비리 의혹을 따지기 위해 각각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장과 양경숙 전 라디오21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정무위원회를 중심으로 ‘맞불’을 놓는다. 잠정적으로 취합한 정무위 증인만 13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구명 로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박 후보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과 올케 서향희 변호사, 주식매매 허위공시로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논란에 휩싸인 조카사위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 등이 대상이다. 재벌 개혁과 관련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명단에 올랐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민주당은 서 변호사를 증인으로 채택할 방침이며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로 아들 시형씨를 증인대에 세우겠다고 벼르고 있다. 새누리당 4·11 총선 공천비리 의혹에 휩싸였던 무소속 현영희 의원과 현기환 전 의원의 이름도 나온다. 여야 간사는 증인 채택 명단을 놓고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