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선교사-직업인 관계 애매∼한대요… 전문인 선교사가 구체적 해답제시

입력 2012-09-18 18:00


직업과 선교/ 손창남 지음/ 조이선교회

‘선교는 해외에 거주하는 선교사만 할 수 있는 것일까.’

‘해외에서 병원을 운영하며 의료선교 명목으로 후원을 받는 의사가 후원금과 병원 운영수입을 본인이 관리한다면 선교사라 부를 수 있을까.’

신간 ‘직업과 선교’는 위와 같은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하는 책이다. 11년간 인도네시아에서 전문인 선교사로 활동한 저자는 선교사와 직업인의 관계에 대한 애매모호한 부분에 명확한 답을 제시한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 ‘아니요’다. 저자는 선교는 선교사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국내에서도 선교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선교는 ‘타 문화권에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타 문화 사역을 한다면 선교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외국인을 대상으로 전도한다고 해서 모두 다 선교는 아니다. 저자는 선교사를 ‘선교단체에 소속돼 사역적·재정적 책무를 이행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임의로 선교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직업으로 얻은 수익과 후원금의 사용처를 소속된 선교단체에 보고해 감독을 받는 사람을 뜻하는 것이다. 때문에 두 번째 질문의 의사가 모든 수입을 선교단체나 교회에 보고하고 그 지시에 따른다면 선교사라 볼 수 있다.

저자가 선교사와 직업의 관계를 명확히 구분하는 이유는 전문인 선교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목회자가 비자를 위해 직업을 갖는 것이 전문인 선교사인지, 전문 직업을 가진 평신도가 전도를 하며 선교사처럼 사는 것인지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전문인 선교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혼란을 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책에서는 직업과 선교의 다섯 가지 유형을 제시한다. ‘선교사’ ‘직업을 가진 선교사’ ‘선교사가 된 직업인’ ‘해외에 있는 직업인’ ‘국내에 있는 직업인’으로 나뉜 유형은 선교단체의 소속여부와 후원에 따라 선교사와 직업인이 구별된다.

특히 저자는 네 번째 유형인 ‘선교사가 된 직업인’을 주목한다. 그는 이들의 선교를 ‘풀뿌리 선교’라 부르며 선교단체로부터 파송 받은 목회자가 아니지만 이들이 더 쉽고 자연스럽게 현지인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1990년부터 2001년까지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에서 두따와짜나 대학 회계학 교수이자 OMF 소속 선교사로 일했던 저자의 경험을 비롯한 전문인 선교사의 사례가 담겨 있다. 이러한 사례로 직업을 가진 평신도 역시 충분히 선교의 소명을 감당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이끌어 내 눈길을 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