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비영리단체 여유자금↓… 장기 불황·주식투자 실패 영향
입력 2012-09-17 18:49
경기침체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가계와 기업의 자금 사정이 크게 나빠지고 있다. 특히 2분기 주식시장에서는 20조원에 달하는 ‘개미’ 투자자의 돈이 증발됐다.
17일 한국은행의 ‘2분기 중 자금순환’(잠정)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 중 주식·출자 지분 잔액은 421조7394억원으로 1분기 439조2701억원에 비해 17조5307원 줄었다. 이들이 2분기 주식·출자 지분에 신규 투자한 액수는 2조9754억원이다. 신규 투자한 돈과 보유하던 잔액까지 합하면 사실상 20조원 이상을 주식시장에서 잃은 것이다.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예금상황도 나빠졌다. 이들의 2분기 예금액은 10조원으로 전 분기 16조2000억원보다 6조2000억원 줄었다. 보험과 연금 투자액은 1분기 22조6000억원에서 2분기 16조2000억원으로 6조4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은 15조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무려 12조5000억원 늘었다.
또 기업 자금상황은 꽁꽁 얼어붙었다. 2분기 중 비금융법인기업의 금융자산은 1733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 1759조1000억원에 비해 26조원 줄었다. 자금운용 규모는 2분기 2조3000억원으로 2003년 카드 사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자금조달 규모는 20조4000억원으로 1분기 53조6000억원보다 급감했다.
기업의 자금운용 상황이 나빠진 것은 예금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에서도 17조원 이상의 돈이 빠져나갔다. 한은 관계자는 “자금 운영뿐 아니라 조달 측면에서도 기업어음과 회사차 발행 등이 줄어 기업 자금운용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