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경기 살려라”… 대기업들 금고 연다

입력 2012-09-17 18:43


대기업들이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추석 때 돈지갑을 크게 연다.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직원들에게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하고 추석 전에 소득세 환급분과 보너스를 지급해 내수 경기 진작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해 매출액 기준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추석명절 소비활성화 참여계획’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들이 온누리상품권 구매를 크게 늘렸다고 17일 밝혔다.

삼성전자의 구매액수는 지난해 400억원에서 1400억원으로 250% 늘었고 현대·기아차도 65억원에서 200억원으로, LG그룹도 3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각각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대한상의는 현재까지 대기업의 온누리상품권 구매액수는 1800여억원으로 지난해 712억원에 비해 150%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온누리상품권 발행처인 시장경영진흥원은 “지난해의 경우 100대 기업 중 26개사가 상품권 구매에 동참했는데 올해는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하면서 연 판매액이 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기업들은 또 추석 소비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61.9%는 추석 전에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감액분 환급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이달부터 소득세 원천징수율을 낮추고 지난달까지 인하분을 환급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추석상여금 지급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67.1%의 기업이 ‘지급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이들 중 상여금 규모가 월봉의 100% 이상이라는 응답이 84.3%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한상의는 조사대상 A기업의 과장의 경우, 소득세 원천징수 감액조치 반영분(1∼8월·20여만원 예상)과 50만원 상당의 재래시장 상품권을 회사로부터 받았고, 월봉 100%의 추석 상여금까지 추가로 지급받을 예정이라 이들의 소비가 얼어붙은 내수 경기에 조금이나마 활력소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과일·건어물·생활용품 등의 선물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업은 52.6%로 나타났고, 백화점·온누리 등 상품권을 제공한다는 기업은 48.7%를 차지했다. 추석 연휴와 다음 달 3일 개천절 사이에 낀 ‘샌드위치 데이’를 휴무로 한다는 기업도 72.5%에 달해 많은 수의 근로자가 5일 이상 황금연휴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수출과 내수의 동반침체로 자칫 추석 특수마저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경제가 어려울수록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대기업과 상위 소득계층이 지갑을 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