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교단들 총회 이모저모
입력 2012-09-17 20:45
예장통합, 강화된 선거법 적용으로 비교적 차분
예장합동, 용역직원 동원 언론취재 봉쇄하기도
17일 개막된 주요교단들의 올해 정기 총회는 예장합동을 제외하면 비교적 차분한 가운데 진행됐다. 예년보다 강화된 선거법이 적용된 데다 이날 한반도를 관통한 제16호 태풍 ‘산바’도 영향을 준 듯했다.
○…예장 통합 총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망교회 앞에서 펼쳐진 부총회장 후보선거 응원전은 예년에 비해 열기가 덜했다. 부총회장 선거에 나선 4명의 후보 지지자들이 비옷을 입은 채 그룹별로 5∼7명씩 늘어서 지지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 들고 한 표를 호소했다.
예년처럼 수십명씩 도열해 90도 인사를 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총회를 앞두고 과열선거운동을 우려하는 총회 선관위의 권고에다 지역주민들의 이목을 고려한 조치였다.
○…교단총회를 참관하는 교단총회공동대책위(총회공대위)도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예장 통합을 비롯해 합동·고신 교단에 투입된 총회 공대위는 총회 및 선거 진행절차와 회의의 민주적 운영방식 등을 참관했다. 당초 이날부터 펼치기로 한 목회자 소득세 신고 상담 및 캠페인 활동은 우천 관계로 하루 연기해 18일부터 진행키로 했다.
○…주요 총회가 열리는 장소에서는 본보가 제작, 무료로 배포한 소책자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의 실체를 밝힌다’에 대해 목사·장로 총대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이 소책자는 본보가 지난 5월말부터 종자연 문제를 집중 취재해 밝혀낸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한 안내서이다.
○…예장 합동 총회는 총회 질서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150여명의 용역을 동원해 대구 성명교회 비전센터 입구는 물론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4개 출입문을 철저히 통제했다. 용역직원은 출입증을 일일이 검사하고 음성녹음과 영상녹화를 막았다. 예장 합동측은 “교단 중진 인사의 노래주점 출입 사건 등으로 총회 현장이 혼란스러울 것을 우려해 지난 7일 총회실행위원회에서 질서유지 차원에서 용역 동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황규철 총무는 총대들에게 용역 동원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면서 신변보호용 총기를 들어보이기도 했다.
○…예장 합동은 총회장 출입문에 ‘기자 출입 금지’라는 문구를 써 붙이고 교계 기자들의 출입도 제한했다. 이에 반발한 10여명의 취재진이 총회 장소로 진입하려 했지만 용역직원과 몸싸움을 벌이다 결국 출입이 거부됐다.
예장 합동 출입기자단은 곧바로 성명을 발표하고 “최근 대부분 교단에서 총회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고 있는데 비공개로 진행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며 장자교단을 자처하는 교단 입장에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성총회가 열리는 곳에 용역을 동원한 것 자체가 잘못된 발상이며, 언론취재 봉쇄 결정은 합동총회가 주장하는 질서유지와도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용역들은 총대들의 요구로 개회 3시간여만에 회의장을 떠났다.
박재찬 백상현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