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어깨 통증
입력 2012-09-17 18:03
“나이가 드니 아픈 곳이 많아지더라.” 중년의 주부들이 모이면 입 모아 하는 얘기다. 그중 가장 하소연이 많은 게 어깨 통증이다.
어깨는 우리 몸의 관절 중 360도 회전이 가능한 유일한 부위다. 그래서 그런지 아침에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머리를 빗고, 옷을 입는 등 일상의 단순한 동작만으로도 우리의 어깨에선 하루 평균 3000∼4000회의 회전 움직임이 이뤄진다.
어깨는 시계처럼 좁은 공간 안에 세 개의 관절, 네 개의 근육들과 이들 사이의 점액 주머니가 합세해 정교하게 맞물린 구조로 돼 있다. 그만큼 손상 위험도 크다. 증상과 원인에 따라 어깨충돌증후군, 회전근개파열, 석회화건염(오십견) 등 어깨 관련 질환이 50가지나 되는 이유다.
퇴행성 어깨질환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속칭 오십견과 어깨충돌증후군이다.
오십견이란 나이가 들면서 어깨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주머니(관절 낭)에 염증이 생겨 붓고 아프다가 급기야 어깨까지 굳어버리는 증상이다. 주로 50대에 많이 발병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최근에는 30대에서도 많이 생기므로 젊다고 안심할 병이 아니다. 의학적으로는 ‘유착성 피막염’, 혹은 어깨가 얼어붙는 것처럼 굳는다 하여 ‘동결견’(Frozen Shoulder)이란 병명으로 불린다.
근육통증유발점주사, 견갑상신경블록, 액와신경블록, 견봉하점액낭약물주입술 등을 실시하면 통증이 가라앉고 어깨의 운동범위도 커지게 된다. 최근에는 초음파 영상 안내 장치의 도입으로 환부에 정확하게 약물을 주입할 수 있게 돼 치료하기가 더욱 쉬워졌다.
이런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가시지 않을 때는 국소마취 하에 관절 낭을 팽창시킨 뒤 ‘수동도수정복술’(인위적으로 어깨 운동 범위를 넓혀주는 시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조기 재활을 위해선 관절의 움직임을 증가시키고 근육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스트레칭 중심의 운동요법 실천도 중요하다.
과도한 어깨 사용으로 발생하는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 관절을 붙잡고 있는 4개의 근육 중 하나인 ‘극상근건’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져 어깨 운동 시 주위 조직이 서로 부대끼는 병이다. 대부분 어깨 근육에 쌓인 석회성분에 의해 발생하는 건염과 점액 낭 활액막염이 원인이다.
어깨충돌증후군이 있으면 팔을 앞 또는 옆쪽으로 들 때 통증을 느끼고, 아픈 쪽으로는 기대지도 못해 수면을 취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심지어 주머니에 손을 넣기만 해도 몹시 통증을 느낄 정도다.
수술이 필요할 때도 있으나 체외충격파 치료, 초음파 유도 주사 흡입술, 점액 낭 내 약물 주입 및 통증 유발점 주사와 같은 방법으로 충분히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한편 어깨 통증은 경추부의 추간판탈출증(목 디스크)이나 ‘경추후관절증후군’, 때로는 ‘손목터널증후군’과 심장질환에 의해 유발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들 질환과의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
김용철 서울대병원 통증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