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노인 간병 보호자 78% “경제활동 타격”
입력 2012-09-17 18:03
치매 노인을 하루 평균 5시간 이상 돌봐야 하는 보호자 중 78%가 직장을 그만두거나 일하는 시간을 줄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치매학회(이사장 한일우)는 17일, 서울 광진구와 성동구 지역 내 가정에서 치매 노인을 직접 돌보는 만 40세 이상 보호자 100명을 대상으로 치매 환자의 ‘일상생활수행능력’에 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상생활수행능력은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능력을 말하는데, 치매의 중증 정도를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이번 조사에서 혼자선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는 치매 환자 간병을 위해 응답자의 27%가 직장을 그만두었으며, 51%는 일하는 시간을 줄였다고 답했다. 이들이 가정에서 치매 노인을 돌보느라 줄인 근로 시간은 하루 최소 2시간, 주당 평균 15시간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간병을 대신할 사람이 없어 하루 평균 5시간 이상 가정에서 치매 노인을 직접 돌봐야 했다.
이렇듯 직장을 그만두거나 근로시간을 줄인 보호자 비중은 간병 기간이 5년 이상으로 길거나 환자의 중증도가 높을수록 더 컸다. 치매 환자가 있을 경우 그만큼 가정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치매 노인의 일상생활수행능력 장애로는 ‘치매 환자 혼자 외출할 수 없을 때’가 8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약 복용’(73%), ‘개인위생’(71%), ‘돈 관리’(70%) 등의 순서를 보였다.
한편 월 평균 가구 소득이 200만 원 미만인 보호자의 경우 혼자서 간병을 전담하는 비중은 66.7%로, 400만 원 이상인 보호자들의 14.0%보다 4.8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치매학회는 “간병을 도와줄 다른 가족이 없거나 간병인을 쓸 경제적 여유가 없어 직장 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치매 환자 보호자에 대한 지원 노력이 국가·사회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