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갈등 고조] 패네타-시진핑 내일 만난다
입력 2012-09-18 00:34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이 19일 베이징에서 중국 차기 주석 시진핑을 만난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미국이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태세다.
미 국방부는 17일 “중국 정부가 시진핑과의 수요일 인민대회당 회동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 부주석의 잠적 소동 이후 처음으로 외국 인사와 만나는 것이다. 중국은 칭다오의 해군 함대를 패네타에게 공개하면서 무력을 과시할 계획이다.
미국은 중·일 영토 분쟁에서 일본에 기우는 듯한 분위기다. 여기에 중국은 전국적인 반일 시위 속에서 시 부주석을 패네타와 맞서게 하는 강수를 둔 셈이다.
16일부터 일본과 중국, 뉴질랜드를 방문 중인 패네타 장관은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미국은 영유권 분쟁에 특정한 입장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국이나 다른 누구의 도발적인 행동이 충돌로 이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 국가가 크고 작은 도발에 관여한다면 어느 한쪽의 오판이 폭력과 충돌로 귀결될 가능성을 우려한다”며 “평화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말도 했다. 다분히 중국을 겨냥한 말로 해석됐다.
지난 11일 일본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 이후 중국에서는 6일째 격렬한 반일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또한 중국은 해양감시선을 일본 해역 안으로 진입시켰다. 해상 충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패네타 장관이 ‘도발하지 말라’는 경고를 한 것이다. 미 하원 외교위 청문회(12일)에서도 대부분 의원들은 “중국이 영유권 문제로 이웃 국가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중국을 비난했다.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일본 외무상도 17일 도쿄에서 패네타 장관을 만난 뒤 미·일 상호방위조약을 언급하며 중·일 분쟁에서 미국은 자기네 편이라고 강조했다. 센카쿠열도에서 중·일 간 무력 충돌이 빚어진다면 미국이 자동적으로 일본 편에서 개입한다는 것이다. 미·일은 이날 일본 남부지역에 미사일방어(MD) 시스템과 관련된 두 번째 탄도미사일 추적용 AN/TPY-2 레이더(일명 X벤드 레이더)를 설치키로 했다. 북한 미사일 조기 탐지가 명분이지만 사실상 중국의 장거리 미사일에 대비한 MD망 구축이다.
패네타 장관은 17일 중국으로 향하면서 “일본과 중국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갈등 고조를 피할 길을 찾는 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미국은 과연 어떤 입장을 취할지 19일 시진핑과 패네타의 회동이 주목된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