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文 단일화 협상 ‘중매’ 누가 서나
입력 2012-09-17 21:23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대선 출마 여부를 밝힐 예정인 가운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양측을 오가며 ‘거간’ 역할을 할 만한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문 후보가 단일화 협상에 적극 나선다는 입장인 만큼 일단 안 원장 측과 교분이 있는 인사들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 야권에선 진보진영의 대선 승리를 바라는 ‘희망2013 승리 2012 원탁회의’ 소속 원로들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최근 안 원장을 직접 만나 출마를 당부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나 과거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았던 박재승 변호사 등이 중재에 나서면 안 원장도 거절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구(舊) 민주당 출신인 박영숙 안철수재단 이사장이 연결 고리를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진보진영 학자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역할에도 시선이 모아진다. 조 교수는 정권교체를 위해선 단일화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17일 트위터를 통해 “문 후보와 안 원장이 전국을 순회하며 ‘국민에게 문안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공동 토크콘서트를 열 것을 제안한다. 두 분이 같이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주문했다.
일각에선 민주당 출신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이름도 거론된다. 강 전 장관의 핵심 측근인 조광희 변호사가 ‘안철수 인맥’이어서 양측을 이어줄 수 있으리란 바람에서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물밑 역할론이 제기된다.
민주당에서는 김한길 최고위원 이름이 꾸준히 제기된다. 김 최고위원은 안 원장이 지난해 부상하기 훨씬 전부터 안 원장 측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왔다. 김 최고위원은 특히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을 직접 주도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의 측근은 “김 최고위원은 당 후보 선출 전까지는 안 원장과 일절 접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며 “하지만 이제 후보가 확정됐고 당에서 역할이 주어지면 단일화 협상에 적극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안 원장 측 강인철 변호사와 가까운 문재인 후보 경선캠프 우윤근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이나 송호창 의원도 중재 역할에 나설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한편 민주당 신기남 상임고문은 보도자료를 내고 “민주당과 안철수 세력, 유시민 등 유연한 진보세력이 뭉친 ‘야권 빅텐트(Big Tent)’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