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의료봉사-국민일보·굿피플 주최] 이주 노동자 등 외국인 250여명 ‘한국의 정’에 감사… 감사…
입력 2012-09-16 20:09
“간병인으로 일하다 허리디스크 협착증 진단을 받고 많이 힘들었습니다. 무료 진료도 받고 좋은 약도 타 갈 수 있으니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중국 톈진에서 5년 전 입국한 류경순(64·여)씨는 진료를 맡은 의사에게 거듭 고개를 숙이며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기어 다닐 정도로 아팠던 허리 때문에 돈벌이도 잠시 쉬고 있는 류씨에게 사랑의 의료봉사는 그야말로 ‘단비’였다.
국민일보와 굿피플이 주최한 제1157차 ‘사랑의 의료봉사’가 16일 서울 장충동 경동교회에서 열렸다. 행사장은 진료 시작 전부터 모여든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정 외국인 250여명으로 가득찼다. 이번 행사에는 의료진과 임상병리사 30여명이 참여해 내과와 외과는 물론 피부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 전문 진료도 이뤄졌다. 행사를 주관한 경동교회 의료봉사단 ‘선한이웃 클리닉’ 소속 자원봉사자 100여명도 자리를 함께했고,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험과 인권 관련 상담도 진행됐다.
몸이 아픈 환자들이 많았지만 현장에선 연신 웃음꽃이 피었다. 교회 중앙 정원에 마련된 접수처 앞에서는 진료를 기다리는 이주 노동자들이 주최 측이 마련한 샌드위치를 먹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책 판매원으로 일하는 방글라데시 이주 노동자 이만(30)씨는 최근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불량에 시달리다 친구의 소개로 이곳을 찾았다. 함께 온 알리(40)씨는 일을 하다 다리를 다쳐 지난달 의료봉사 현장을 방문했다가 다시 오게 됐다고 했다. 이들은 “한국생활이 힘들 때마다 이렇게 대가 없이 도와주는 분들이 있어 힘이 난다”며 “의료봉사를 받으며 ‘한국의 정’을 알게 됐고 한국을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12년 전부터 의료봉사에 참여한 선한이웃 클리닉 심정기(51) 봉사자는 “종교를 넘어 외국인 친구들과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데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의료봉사를 통해 건강을 찾고 한국 생활에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