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유치원 1024개 학급이나 느는데… 정규 교사 증원은 ‘0’

입력 2012-09-16 21:39

유아 학비와 보육료가 지원되는 만 5세 누리과정이 내년부터 3∼4세로 확대됨에 따라 공립유치원 학급이 1024개 늘 예정이지만, 정규 교원이 확보되지 않아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누리과정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원화됐던 교육과 보육 과정을 통합한 것이다.

16일 전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와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교과부가 신청한 ‘공립유치원 교원 증원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다. 내년 증설될 1024개 학급에 대해 교과부가 신청한 교사 정원 1024명을 전원 삭감하는 대신 신설 유치원에 필요한 교사 182명의 증원만 인정한 것.

서울·경기 등 공립유치원이 모자라는 대도시 지역에 몰려 있는 증설 학급은 증설이 완료될 경우 총 2만2500여명의 유아를 수용할 수 있지만, 교원 임용고시 계획이 공고되는 다음달 초까지 교원 정원이 확보되지 않으면 유치원들은 기간제 교사를 쓰거나 원아 모집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

연합회 전호숙 회장은 “누리과정이 3∼5세로 확대되면 3·4·5세 아이들을 각각 다른 반으로 나눠 별도 과정으로 가르쳐야 해 학급 증설이 불가피한데, 발표된 정책과 후속 대책이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는 현재 “공무원 인건비를 증액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논의 중”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행안부와 기재부가 ‘작은 정부’ 기조,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정규직 교원 확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며 “누리과정은 대통령이 지시한 국가 중점사업인데 이대로 가면 기간제 교사 등 편법운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