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들의 워킹맘 지원 확산 바람직

입력 2012-09-16 19:48

롯데그룹이 오늘부터 출산 여직원들이 별도로 신청하지 않더라도 육아휴직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직장 상사나 동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출산휴가가 끝나면 자동적으로 1년을 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근 일부 기업들이 일하는 엄마들을 위해 사내어린이집을 늘리는 등 실질적 육아지원에 나서는 것도 고무적이다.

출산율이 1.24명에 그칠 정도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고 여성 노동력 활용이 절실한 우리나라 현 실정에서 워킹맘들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돈 몇 푼 쥐어주는 생색내기보다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게 하는 실질적 지원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5명 이상 종업원을 둔 1000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0.8%만이 육아휴직 관련 제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법으로 보장돼 있지만 상당수 기업들이 교묘하게 제재를 피해가면서 육아휴직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 육아휴직제도가 있는 기업에 다니는 여성들도 승진이나 인사상 불이익 때문에 눈치를 보면서 육아휴직을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업들은 육아휴직에 따른 일시적 노동력 손실을 걱정하기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통큰 경영을 해야 한다. 숙련된 인력이 육아문제로 직장을 떠난다면 기업으로서도 큰 손실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로 2016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어 노동력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여성 고용률은 48.1%에 그치고 있다. 여성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선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근무여건과 사회적 풍토를 만드는 게 시급하다.

워킹맘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이뤄질 경우 저출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육아휴직률이 2006년 4.8%에서 지난해 91.7%까지 올라간 유한킴벌리의 경우 출산율이 2006년 1.12명에서 지난해 1.8명으로 높아진 것이 좋은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