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노려 아내 죽이고 장해 부풀리고… 살인·상해 보험사기범 3배 늘었다

입력 2012-09-16 19:38

2007년 6월 박모(당시 26세)씨는 임신한 아내를 승용차에 태워 전남 나주의 강에 빠뜨렸다. 박씨는 이를 사고사로 위장하고 보험사로부터 약 2억원을 받아냈다. 애초 보험금을 노리고 계획한 범행이었다. 4년 뒤에야 살인 혐의가 드러난 박씨는 최근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계획적 살인·상해를 저지르고 보험금을 청구했다 적발된 사람이 81명이라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28명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이들이 챙긴 보험금은 41억56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5131만원 꼴이었다.

1인당 가장 많은 보험금을 가로챈 사기 방식은 허위 장해였다. 올해 상반기 73명이 장해를 꾸미거나 부풀려 보험금 95억3900만원을 챙겼다. 1인당 평균 1억3067만원이다. 고의 방화도 1인당 평균 보험금 부당수령액이 1억775만원으로 1억원을 넘겼다.

적발 금액 증가율은 자기 재산 손괴가 가장 컸다. 지난해 상반기 2억75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7억9600만원으로 189.7% 증가했다. 자기 물건을 때려 부수는 방식은 신체 훼손보다 안전하고 다른 사람과 다툴 소지도 없어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살인·상해(151.9%)와 허위 차량도난(142.2%)도 적발 금액이 100% 이상 늘었다.

올해 상반기 직업별 보험사기 적발인원은 무직·일용직이 1만621명으로 가장 많은 26.5%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7287명에서 45.8%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직업별 증가율은 294명에서 709명으로 늘어난 병원종사자가 141.2%로 최대였다. 이들은 진료기록을 직접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 모집종사자와 짜고 범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교육종사자는 337명에서 668명으로 98.2% 늘었다. 최근에는 광주의 고교 체육교사 주모(42)씨 등 초·중·고 교사 14명이 입원 서류를 꾸며 보험금 수억원을 챙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237억원, 적발인원은 4만54명이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11.3%(227억원), 12.1%(4329명) 증가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