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전국구 정치인’ 뜨고, 정세균 ‘정책통’ 이미지 굳혀

입력 2012-09-16 19:10

3, 4위로 16일 경선을 마무리한 민주통합당 김두관 전 경남지사와 정세균 상임고문. 두 사람은 이번 도전에서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을까.

◇김두관=김 전 지사가 얻은 가장 큰 자산은 ‘대중적 인지도’다. 경선 후보가 되기 전까지 그를 아는 국민은 대부분 경남 사람들이었다. 남해군수(재선)와 경남지사를 지내며 줄곧 지방 선출직에 몸담아왔고, 중앙정치 경험은 참여정부 시절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6개월이 전부다. 승패를 떠나 대선후보 경선이란 큰 무대를 통해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중앙무대 진출 교두보를 확보했다. 전문대 졸업자, 이장 출신 등의 특이한 이력을 앞세워 ‘스토리가 있는 정치인’이란 타이틀도 얻었다.

반면 잃은 것도 적지 않다. 그중 ‘경남지사직’은 당에서도 아쉬워한다. 아직 뭔가 부족한 듯한 정치적 내공을 드러낸 점도 그렇다. 올 초만 해도 김 전 지사에게 정치권이 거는 기대는 컸다.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를 꺾을 수 있는 ‘다크호스’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6월 말 민주당 유력 계파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의 후보 검증 토론회에서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고 캠프 안팎에서 “아직 준비가 안 됐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민평련 참사’로까지 불리는 이 사건 이후 ‘콘텐츠가 부족한’이란 수식어도 그를 따라다녔다.

그래도 김 전 지사는 실보다 득이 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문재인 후보가 이끌 선대위에서의 역할도 주목된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김 전 지사는 경선 결과에서 보듯 부산·경남·대구 등에서 확실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어 본선에서 영남표 잡기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이후엔 당 대표나 수도권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도전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정세균=정 고문은 다시 한번 ‘정책통’ 이미지를 굳혔다. 빡빡한 경선 일정 가운데 14차례나 정책 공약을 발표했고 특히 하우스푸어를 위한 주택 임대 전환대책 등은 새누리당이 베껴갔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모바일투표 불공정 논란이 초래한 경선 진흙탕 싸움에서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 후보들의 완주를 이끌었다. 당내 세력 경쟁에 휘말리지 않고 네거티브전과도 거리를 둬 ‘정세균식 선거 문화’를 만들었다는 호평도 있다.

하지만 5선 의원과 당 대표까지 지낸 경력에 걸맞지 않은 한 자릿수 지지율은 지울 수 없는 상처다. 전북을 제외한 12곳에서 완패했다. 특히 광주·전남에서도 ‘꼴찌’를 기록, 조직력이 취약하다는 사실이 노출됐다.

정 고문과 가까운 한 인사는 “어쨌든 정 고문이 호남을 아우를 수 있는 유일한 당내 중진이라는 점이 부각됐기 때문에 쇄신이 요구되는 이때에 화합을 위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당장은 정 고문 역시 김 전 지사와 함께 선대위에 합류, 호남 표몰이에 나서 정권교체를 위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