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9∼20일 출마선언說… 안철수 대선행보 빨라진다
입력 2012-09-16 19:11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16일 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면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행보도 빨라지게 됐다. 안 원장은 ‘민주당 후보가 선출된 후 며칠 내 출마 여부를 밝히겠다’고 예고한 만큼 이번 주에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19∼20일이 유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 원장은 문 후보가 선출된 직후 유민영 대변인을 통해 “문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는 간결한 반응을 내놨다.
문 후보와 비교할 때 안 원장은 중도·보수층을 아우르는 뛰어난 확장력이 장점인 반면 경험이 부족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안 원장은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논의과정에서 경험 부족을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출마를 선언하더라도 안 원장의 행보는 당분간 베일에 싸일 가능성이 높다. 유 대변인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주 발표는) 그동안 국민의견을 들은 것에 대한 과정을 설명하고 출마 여부를 밝히는 게 우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캠프나 무소속을 비롯한 출마 형태 등의 구체적인 행보는 추석 이후에 단계적으로 밝히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 원장 측은 ‘담백한 스타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할 수 있는 서울시내의 실내 공간을 물색 중이다. 하지만 기자들을 포함해 수백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장소 섭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안 원장은 전략적 판단에 따라 단계적인 대선 행보를 택한 것으로 예상된다. 정당 기반이 없는 ‘단기필마(單騎匹馬)’인 안 원장이 국민적 관심을 유지하고, 야권 단일화 작업의 주도권을 잡는 데는 이 방식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출마선언→깜짝 인재 영입 발표→무소속 출마 선언→단일화 합의’ 등을 시간차를 두고 터뜨리면서 대선 정국을 주도할 수 있다.
특히 안 원장은 인재 영입을 놓고 문 후보 측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신망 있는 인사를 캠프에 영입하면 자신의 아킬레스건인 경험 부족이나 국정 운영 불안감 등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관심사인 후보 단일화 방식은 불투명하다. 다만 지지율 추이에 따라 시기나 방식이 결정될 수 있어 안 원장도 출마 선언 이후에는 지지층 결집 행보에 주력할 개연성이 크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안 원장은 다자구도 및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양자구도에서 문 후보를 앞서지만,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에서는 문 후보에게 뒤처지고 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