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진추 “한림원 가이드라인도 진화론 옹호”

입력 2012-09-16 20:43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회(교진추·회장 이광원)는 16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정길생)이 지난 5일 ‘고등학교 과학교과서 진화론 내용 수정·보완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데 대해 절차와 내용 모두 잘못됐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한림원은 과학교육과정의 개발기관이자 과학교과서 감수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강혜련)으로부터 ‘고등학교 과학교과서 진화론 내용 수정·보완을 위한 전문가협의회’ 구성을 요청받고 전문가협의회를 구성, 이번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한림원은 가이드라인에서 ‘진화론은 과학적 반증을 통해 정립된 현대 과학의 이론 중 하나로 모든 학생에게 반드시 가르쳐야 할 핵심 내용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또 생물종의 진화는 방향성을 갖고 ‘직선형’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복잡한 ‘관목형’ 과정을 거쳤음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진추는 이에 대해 “이러한 중요한 협의에 청원 당사자인 교진추와 출판사의 저자 대표를 참석시키지 않은 것은 가이드라인 작성의 중립성을 훼손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또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교진추의 개정 청원 내용을 출판사들이 수정·삭제하도록 적법하게 허락하고서 다시 전문가협의회의 구성을 한림원에 요청한 것에 대한 해명을 바란다”고 밝혔다.

교진추는 “가이드라인에서 교진추가 마치 진화론 자체를 삭제하라고 청원한 듯이 사실을 오도한 것도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진화론은 가설로써 과학적 증거가 빈약한 일종의 해석체계이고 신념이라는 사실을 교과서에 명기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교진추 이광원 회장은 “진화론은 생명을 비롯한 만물의 기원에 관한 설명을 포함하고 있고 2세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에 다양한 학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최근의 학술 의견을 교과서에 소개해야 한다”며 “한림원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은 기존 교과서 진화론 내용에서 진일보하지 못하고 진화론 옹호에만 급급했으므로 재검토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