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 편해야 일 잘해” 기업들 제도 손봐

기업들이 ‘워킹맘’ 지원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육아휴직 신청을 따로 하지 않아도 출산휴가가 끝나는 시점에 자동으로 1년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고 16일 밝혔다.

롯데는 1년간의 육아휴직을 다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만 회사의 별도 승인을 받아 육아휴직을 취소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신동빈 회장의 여성인재 육성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다. 신 회장은 관련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우수한 여성인재를 채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에 대한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근무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의 육아휴직제도 개선은 파격적이다. 법적으로 육아휴직 등이 보장돼 있음에도 워킹맘들이 회사 눈치를 보느라 제도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명확히 짚은 것이다. 지난해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원 5인 이상 1000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40.8%의 기업만이 육아휴직 관련 제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들어 워킹맘을 위한 제도를 정비하는 기업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한독약품은 올 3월 정기인사에서 육아휴직 중인 5명의 여직원을 승진시켰다. 또 첫째 아이는 10만원, 둘째는 50만원, 셋째는 100만원으로 출산 장려금을 확대하고 모유수유를 원하는 워킹맘을 위해 유축기, 침대, 소파 등이 갖춰진 ‘엄마방’을 마련했다.

종합생활용품기업 락앤락도 ‘여성이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꼽힌다. 사무실 규모가 크지 않음에도 어린이집을 만들어 워킹맘의 직장생활을 도와주고 있다. 락앤락 김준일 회장은 평소 해외 출장이 잦지만 국내에서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데 우선순위를 두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여성인력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근무 여건을 만들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