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시위 촉발’ 문제영화 제작자는 징역 21개월 금융사기범

입력 2012-09-15 00:19

리비아 영사관 공격 및 아랍권의 반미 시위를 촉발시킨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Innocence of Muslims)’을 만든 사람은 샘 바실(Sam Bacile)이 아닌 콥트(Copt)교도 나쿨라 바슬리 나쿨라(55)로 드러났다.

미국 사법 당국은 나쿨라가 이 영화를 만든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AP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당초 이 영화의 감독은 자신이 샘 바실이라는 이름의 유대인이며, 부동산 개발업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나쿨라가 임의로 만든 가공의 인물이었다. 그가 신봉하는 콥트교는 이집트에서 자생적으로 발전한 기독교 분파로, 무슬림과 갈등의 골이 깊다.

나쿨라는 처음에는 자신이 영상물 제작에 필요한 각종 물품만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P통신은 샘 바실의 휴대전화 주소지가 나쿨라의 로스앤젤레스 자택과 같았다고 전했다. 나쿨라는 수일 전 AP통신 기자에게 자신의 신분증을 보여주면서 가운데 이름을 가렸지만 법원 서류 확인 결과 그의 가운데 이름은 ‘바실’과 비슷한 ‘바슬리’였다.

나쿨라는 2010년 금융사기 혐의로 2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향후 5년간 보호관찰관의 허가 없이 컴퓨터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다는 처분도 받았다.

그동안 샘 바실의 정체를 둘러싼 의혹은 그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자국인 중 바실이라는 사람의 기록이 없다고 밝혔고, 캘리포니아주 부동산 개발업 면허 목록에도 바실이라는 이름은 나타나지 않았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