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주총은 ‘요식행위’… 평균 소요시간 30분

입력 2012-09-14 21:45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지난해 연 주주총회의 평균 소요시간이 30분 남짓인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자의 권익을 대변해야 할 주총이 요식적 절차에 따라 속전속결로 마무리되는 관행이 여전한 것이다.

한국상장사협의회가 14일 발표한 ‘2012 상장회사 주주총회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응답에 참여한 306개사의 평균 주주총회 소요시간은 32.1분이었다. 주주총회 소요시간이 21∼30분이라는 회사가 141개사로 가장 많았고, 1∼20분 걸린 회사도 42개사였다. 주주총회 한 번에 쓰는 비용은 평균 1188만원으로 집계됐다.

상장사들이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의결권을 대신 행사하는 ‘섀도 보팅(Shadow Voting)’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답한 회사 206개사 중 31.8%가 주주에게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했다고 답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예탁 주식에 대한 의결권 대리 행사를 요청한 상장사도 118개(40.3%)로 조사됐다. 섀도 보팅은 기업이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주주의 투표권을 임의로 행사하는 제도다. 상장기업은 이 제도를 주주총회의 정족수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윤해 기자